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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X] 허원 한국노총 경기도지부 의장

 

“사측과 노동자는 기차길과 같은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가까워질 수는 없어도 항상 함께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하죠.

무조건적인 투쟁보다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노사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지난 22일 한국노총 경기도지역본부 제11대 의장으로 허원 수석부의장(52)이 당선됐다.

25년 전 현대전자에 입사해 1990년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현대전자 노동조합 4대 사무국장,

한국노총 전국 금속노련 경기본부 의장, 경기지방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경기도노총 장학문화재단 상임이사 등을 거치면서 줄곧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고자 노력해 온 허원 의장.

27일 새로 꾸민 사무실에서 앞으로 의장으로서 그가 펼치게 될 포부와 계획, 그리고 지금까지 노동운동을 하면서 느낀 노동운동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노사관계는 기찻길 같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윈-윈 문화 만들 것

-당선 소감

▲ 지난 제10대 집행부에서 사무처장을 지냈던터라 업무가 아주 생소하지는 않다.

다만 이제는 의장으로서 지부를 꾸려나가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느낌이다.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는 도내 노동자 16만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된 최고규모의 사회단체라는 자부심이 있는 만큼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는 것도 사실이다.

공식적인 의장의 임기는 3월 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그전까진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 다음, 임기가 시작되면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열심히 조직을 이끌어나갈 생각이다.

-처음 노동운동에 들어선 계기

▲ 지난 1987년 현대전자의 작업라인을 청소하는 고용직으로 처음 입사했다. 가장 힘들지만 처우가 좋지 않은 비정규직 관리직 업무부터 시작했다. 열악한 작업환경에서도 열심히 하니까 어느날 정규직으로 전환돼 지금까지 왔다. 밑바닥 업무부터 시작해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경험하면서 올라오다보니 자연스럽게 비정규직의 아픔도 이해하고 업무마다 다른 애로사항들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노동자들의 환경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에 대해 인식하던 중, 어느 날 사측 주임이 작업 목표를 맞춰야 한다며 꾸벅꾸벅 조는 여직원을 다그치는 것을 보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다. 당시 노동자, 심지어 여직원들도 12시간씩 2교대로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항상 잠이 모자라고 휴식할 시간도 없었다. 때문에 몸이 아프거나 그만두는 사람도 많았다.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자기도 모르게 깜빡 조는 것 마저도 용납이 안돼는 환경이 부당하다고 느꼈고, 처음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옮기게 됐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 1994년 현대전자 노동조합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당시 3조3교대 근무를 4조3교대로 바꾼 적이 있다. 한달에 많이 쉬어야 1~2일 밖에 쉬지 못하는 3조3교대 근무는 근로자들에게 너무 힘든 작업환경이었다. 꾸준히 사측에 근무시간을 바꿔줄 것을 요구했고, 결국 사측과 4조3교대로 합의를 볼 수 있었다. 왠지 4조3교대로 바꾸면 임금이 더 주는 것이 아닐까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막상 4조3교대로 바꾸고 나니 노동시간에 비해 임금이 늘어난 사람이 많았다. 대근을 통해 근무조를 바꾸면 쉬고 싶은 사람은 휴일이 늘어나고, 근무를 더 하고 싶은 사람은 일을 더해 임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가 노동운동을 하면서 이룬 첫 성과였다.

-임기 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 노동자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와닿는 지원은 자녀의 장학금 지원이 아닐까 싶다. 특히 근로자 300인 이상의 사업장은 회사가 학자금을 지원해주지만, 300인 미만의 사업장의 경우 학자금 지원을 못 받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한총 경기도지부 16만명의 조합원 중 절반에 가까운 조합원이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아이가 공부를 하는 데에 부족함이 없도록 지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은 모든 부모가 같을 것이다. 낮은 임금 등의 이유로 아이의 공부에 지장을 준다면 그것만큼 가슴아픈 일도 없을 것이다. 적어도 임기동안에는 그런 일이 없도록 노총차원의 장학금 지원을 대폭 늘리고 싶다. 현재 도에서 지원받는 부분도 협의해 점차 늘려나가고 싶고, 노총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자체영리사업을 활성화시켜 수익을 늘려 볼 생각도 있다. 현재 연간 13억원 정도 장학금 지원을 하고 있는데, 임기 내에 장학금 규모를 꾸준히 늘려나갈 생각이다.

-이번 총선과 관련한 경기도 한국노총의 입장은

▲ 얼마전 중앙본부는 이번 총선에서 통합민주당과 궤를 같이 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경기도지부의 경우 함께 노동운동출신 후보가 새누리당에서 출마한 지역이 있어 애매한 상황이다. 안산과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때문에 경기도지부는 큰틀에선 중앙의 의견과 같겠지만, 지역별로 조금씩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노동운동을 함께했던 선배가 출마했는데, 모른척하고 조직의 뜻만을 따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 조합원 개개인의 정치적 자유도 보장돼야 하는 만큼, 어느 한쪽 당의 지지를 결정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어떤 것도 장담하긴 힘들지만, 노총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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