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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아픔, 화폭안에서 치유

 

알록달록한 색의 조화와 함께 시선을 붙잡는 사랑스러운 이미지들, 올록볼록한 구슬과 각종 오브제들.

의인화된 강아지를 통해 자연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박영인 작가의 작품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따뜻하고 생기발랄한 이미지들은 작가가 가진 아름다운 추억과 순수함을 짐작케하는 한편, 추상적인 각종 도형과 리드미컬한 표현들에선 현대 팝아트의 톡톡튀는 감성도 느껴진다.

특히 말랑말랑한 젤리같기도 하고 달콤한 시럽같기도 한 소재, ‘레진(resin epoxy)’은 작품을 ‘만져보고, 맛보고 싶은’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준다.

색색깔의 레진과 섞인 크고 작은 구슬들은 작품을 입체적으로 돋보이게 만들고, 자개·스티커·한지·철사 등 다양하게 쓰인 소재들은 작품의 악센트를 주면서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뛰어난 색채 감각과 동물을 향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한편의 동화와도 같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사실 알고보면 작가의 작업과정은 쉽지 않다.

끈적이는 레진을 작품에 입히는 과정은 고도의 집중력과 끈기를 요하는 작업이다. 건조시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뿐더러, 자칫 잘못해 기포나 먼지가 들어가게 되면 작품 전체를 망치게 되는 일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의 주인공 ‘푸치’와 ‘라라’는 단순한 강아지가 아니다.

작가가 사랑하는 애정의 대상인 동시에 세계의 주인공이자,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작가 자신이다.

비구상 추상화를 주로 그리던 박작가를 강아지를 모티브로 한 팝아트로 이끈건 키우던 강아지 ‘푸치’의 죽음이었다.

실제 애견가로 알려져 있는 작가는 10년 넘게 키운 강아지를 잃고 가족을 잃은 것만큼의 큰 상실감을 느꼈고, 그림을 포기할까하는 마음도 잠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우연히 만난 새로운 강아지 ‘라라’에게서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었고, 작가는 이를 바탕으로 조금씩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푸치와의 추억과 라라와의 일상이 녹아든 박작가의 작품들은 슬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결과물들이다.

그 결과 현재 작가의 그림은 유명 가방브랜드와 업무제휴를 맺고, 가방 디자인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는 박영인 작가는 “작품을 통해 내가 ‘푸치’와 ‘라라’에게서 받는 가슴벅찬 감동과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자연에서 느껴지는 행복감과 충만함을 표현하는 작품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며, 지금은 그림에 추상적 기법과 표현을 강조해 환상적인 느낌이 나는 작품을 구상중에 있다”고 밝혔다.

작가의 작품은 현재 안양 ‘아트리에 갤러리’에서 ‘박영인 기획초대전-라라와 함께하는 2막2장의 칸타빌레’라는 제목으로 만날 수 있으며, 오는 25일까지 휴일 없이 평일 오전 9시부터(주말은 오전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시된다. 문의 아트리에 갤러리(02-587-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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