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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X]코미디언 신 동 엽

 

방송인 신동엽의 넘치는 재치와 순발력은 일찌감치 인정받았지만 요즘 들어 각종 프로그램에서 그의 진가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배우에 비유하면 그만큼 지난 20여 년간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꾸준히 채워온 사람도 찾기 힘들다.자식 같은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부진으로 폐지될 때도 그는 쉬지않고 활동했다. 잠시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긴 했지만 신동엽은 TV를 켜면 항상 만날 수 있는 사람이었다.침체기를 극복하고 꾸준히 방송활동을 이어오던 그가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섰다. 호스트로 나선 tvN의 'SNL 코리아 2'에서 성인 개그의 1인자라는 명성을 재확인한 것.KBS 2TV ‘안녕하세요’ SBS ‘강심장’ 등 현재 진행하는 지상파 프로그램들도 순항 중이다.자신에게 쏟아지는 찬사에 흔들리기보다는 “내 갈 길을 간다”는 그의 모습에서 온갖 부침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사람의 여유와 내공이 묻어났다.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

어렸을 때 단순히 프로그램이 잘 돼서 기분 좋은 거랑 지금은 느낌이 다른 것 같다.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어린 나이에 앞만 보고 달렸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고 익숙하게만 느껴졌다. 지금은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 그간의 부침으로 인해 많은 걸 깨달았다. 많은 사람들을 원망하긴 했지만 그 사람들 덕분에 성숙해 지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돼서 더욱 최선을 다한다.



▲진행하는 프로그램 성적표가 괜찮다. 비결은

-내 자신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결과물이 좋지 않을 수가 있는데 시청자들이 귀신같이 그걸 알더라. 사업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이름을 빌려주고 보증을 서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방송에 그런 모습이 나타나고 나답지 않게 방송을 했을 수도 있다. 지금은 마음이 편해서 표정부터 달라졌고 그런 미세한 차이를 시청자들이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운이 좋아야 한다. 좋은 제작진을 만나야 하고 편성 운도 따라줘야 한다.

▲‘안녕하세요’는 컬투, 이영자 등 베테랑 MC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다들 개성이 강하다 보니 처음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 같다.

-난 경쟁구도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게 좋다는 주의다. 초반에는 컬투 위주로 가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도 있었지만 프로그램만 재미있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와 보는 사람 모두 편하다. 이영자 씨는 옛날부터 호흡을 맞춰와서 편했다. 우리끼리 함께 하면서 분위기가 좋다.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서로 느끼고 배운다. 내가 튀어야지 하는 유치한 욕심 같은 건 내지 않는다.



▲‘강심장’은 강호동의 뒤를 이어서 하는 거라 부담이 있지는 않았나.

-옛날 같으면 다른 사람이 하던 프로그램을 맡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방송사에 비슷한 포맷이 있는 프로그램도 안 했다. 늘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러브하우스’나 ‘헤이헤이헤이’는 잘 될 때 쉬기도 했다. 늘 그렇게 새로운 것에 도전했는데 하다보니 별 의미가 없더라. 예전에는 내가 다 판단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대중의 판단에 맡기는 게 맞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은 긍정적인 마음으로 같이 즐기면서 편하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강심장’을 한다고 했을 때 부담이 안 될 수 없었지만 나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해피투게더’를 그만둘 때 당시 (후임 MC였던) 유재석, 김제동 씨가 굉장히 부담스러워 했다. 그렇지만 지금 ‘해피투게더’는 유재석 씨의 프로다. 그것처럼 지금 당장 만족할 수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와 이동욱의 '강심장'이라고 얘기해 주시지 않을까.



▲‘SNL 코리아 2’가 화제 모았다. 결과물 만족하는지.

그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거라 상상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끝낸 다음에 후회를 많이 했다. 그 주가 정말 바쁜 주였다. 내가 참 좋아하는 종류의 콩트라 욕심 같아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하고 싶었는데 좀 더 많이 참여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



▲그래도 적극 참여했다고 들었는데 본인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

골프 아카데미에서 홍석천을 섭외하는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 골프 퍼팅 동작은 현장에서 리허설을 하며 애드리브로 넣은 거였다. ‘쨕’에서 ‘먹고 싶다’라는 대사도 애드리브 성격이 강하다.


 

 

 


▲콩트에 대한 열망이 항상 있는 것 같다.

그렇다. JTBC에서 김병만 씨와 ‘개구쟁이’를 하면서 종일 콩트를 찍는 게 재미있다. 우리끼리 회의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 즐겁다.

콩트는 토크와 아주 다르다. 토크는 촉을 탁 세우고 있으면 1-2초 안에 생각을 해서 내 본능에 맡기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맛이 있다. 반면 콩트는 서로 진득하니 회의를 거쳐 나온 결과물이 재미를 줄 때 쾌감이 쏠쏠하다. 콩트가 고기라면 어렸을 때 고기 맛을 봤기 때문에 도저히 끊지 못하는 거다. 채식주의자 선언을 못하겠다.

▲본격적으로 성인 개그를 할 생각은 없나.

-사실 성인 개그보다는 콩트를 더 하고 싶다. 성인 개그는 평소에 지인들끼리 야한 농담 하듯이 곁들이는 거지 그게 주가 되는 것은 이상하다. 간간이 하는 건데 요즘 유난히 좋아해 주시더라.



▲-유재석과 함께 예능계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감사하지만 사실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 평가를 안 믿는다. 나는 내 갈 길만 간다. 다만 신인시절부터 동료, 선후배들이 라이벌이라는 생각보다는 함께 사랑받는 게 좋았다. 예능계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예능이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자체가 정말 좋았다. 가게로 따지면 내 가게가 매출을 많이 올리기보다는 예능판 먹자골목이 형성되는 걸 더 바란다. 그 안에서 나만의 길이 있고 나만의 색깔이 있기 때문에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20년 후에도 내 길을 가는 거다.

▲앞으로 꿈은 무엇인가.

-한눈팔지 않고 방송만 잘하고 싶다. 그만큼 계속 열심히 해서 사랑을 받아야지만 이룰 수 있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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