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를 훌쩍 넘기는 무더위가 연속되는 한여름이다. 열대야, 모기, 끈끈함 등 생활 불편 현상에 땀 많은 계절로 고충이 큰 시기이기도 하다. 전신에 땀이 많은 사람도 있지만 손, 발, 겨드랑이 등 신체 일부분에 과도하게 땀이 많이 나는 국소성 다한증인 경우도 있는데 다한증의 원인은 무엇이며 치료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본다.다한증을 발한과다증(發汗過多症)이라고도 한다. 전신에 또는 국소적으로 땀이 많이 나는 증세인데 흥분하거나 겁이 날 때, 불안할 때, 겨드랑이·손바닥·발바닥·이마 등에 땀이 많이 난다. 국소적 다한증은 교감신경계의 염증, 뇌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기며 전신적인 다한증은 열이 나거나 주위가 요즘같이 무척 더울 때, 아스피린을 먹었을 때, 술이나 뜨거운 물을 마셨을 때 생길 수 있다. 또 말라리아·장티푸스·결핵·브루셀라병·당뇨병·갑상선 기능항진 등 경우에도 전신에 땀이 많이 나며 뇌염이나 간뇌성 간질이 있을 때도 땀을 많이 흘린다.이같이 다한증은 과도한 땀분비가 일어나는 것을 말하며 국소적, 전신적 다한증으로 나뉜다. 국소적 다한증은 신체 일부에 국소적으로 과도한 땀분비가 일어나는 것으로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등에 흔히 나타나고 이마, 얼굴, 두피 등에도 나타난다. 정서적 자극으로 땀이 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경험하는 것으로 흔히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어떤 사람에서는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할 수가 있다. 전신적 다한증은 대부분 주위의 높은 온도에 의한 외부적 요인이나 질병에 의해 체온이 상승하는 경우를 말한다.
◇다한증 원인
다한증은 신경 전달의 과민반응에 의해 생리적으로 필요한 이상의 땀을 분비하는 자율신경계의 이상 현상이지만 조직학적으로 땀샘이나 자율신경의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결핵, 당뇨병, 울혈성 심장질환, 갑상선 기능항진증,뇌하수체 기능항진증, 폐기종, 파킨슨씨병 등에 의해 이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주로 전신적으로 다한증이 나타난다. 또 일부 척수에 병이 있거나 신경계통의 질환, 뇌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국소적으로 다한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외상으로 신경분포가 바뀌었을 때도 신체에부분적으로 땀이 날 수 있다.
이런 특별한 원인이 없는 원발성 다한증은 온도의 상승이나 활동량 증가 보다는 정신적 긴장상태, 집중력을 요할 때 발생한다. 전체 성인 인구의 1.0% 정도가 특별한 원인이 없는 원발성 다한증을 호소하며 특히 증상이 장기간 변화 없이 평생 동안 계속되며 사춘기에 더 심하다. 땀샘이 밀집 돼 있는 손 발, 얼굴, 머리 및 겨드랑이에 흔히 나타난다.
특히 겨드랑이는 땀샘과 함께 아포크린선이 분포돼 이차적으로 각질층에 세균이나 곰팡이가 감염돼 악취가 나는 경우가 있고 아포크린선의 분비물이 피부 표면의 세균에 의해 분해 돼 심한 액취증이 동반 될 수 있다. 맵고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얼굴, 두피에서 과도하게 땀이 날 때도 있다.
◇다한증 치료
특별한 원인에 의한 다한증은 원인 질환의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원발성 다한증은 근본적인 치료라기 보다는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크게 비수술적 방법과 수술적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국소적 약물 도포
땀분비가 많이 나는 부위에 직접 약물을 바르는 방법으로 쉽고 특별한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초기 치료에 적합하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제는 염화 알루미늄 종류로 취침 전에 다한증이 있는 부위를 깨끗이 씻고 건조시킨 뒤 2~3회 바르면 된다. 대부분 일시적 효과를 보이며 치료 효과 자체도 사람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전신적 약물투여
전신 다한증에서 고려할 수 있으나 다한증보다 약물 자체의 합병증이 더 심각한 경우가 많으므로 사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일부 국소성 다한증에서도 항콜린 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중에서 글라이코피롤레이트 제제는 다른 항콜린 제제에 비해서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형 보튤리늄독소인 보톡스
신경 접합부에서의 아세틸콜린의 전달을 방해해 근육마비를 일으키는데 피하 조직에 소량 주입하면 발한을 억제하며 용량에 따라서 1개월에서 12개월 가량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 효과가 일시적이고 비용이 비싼 게 단점이다.
▲이온영동법(iontophoresis)
전해질 용액에 증상 부위를 담근 상태에서 15~18mA의 전류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한번에 20분씩, 1주에 수차례 시행해 물리적으로 땀구멍을 막는 방법이다.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다한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다한증이 재발하고 액와부 다한증과 같이 물에 담그기 힘든 부위는 치료하기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다한증 수술 치료
다한증 수술 치료 방법으로는 흉강내시경을 이용한 교감신경 절단술이 보다 확실하고 영구적인 방법으로 흉부외과에서 많이 시행하는 시술 중의 하나다. 주로 안면, 손, 겨드랑이 등의 국소적 다한증 치료에 한한다. 땀 차단 효과는 크고 영구적이어서 다른 비수술적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교감신경 절단술은 많은 환자에게서 시술한 부분 이외의 몸통 등의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장기적인 추적 관찰에서 이러한 보상성 다한증의 발생은 환자들의 교감신경 절제술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이 되는 것으로알려져 있다.
수술 시간은 1시간 정도로 당일 입원해 수술하고 퇴원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보상성 다한증이라는 부작용으로 인해 수술 여부를 신중히 결정 해야 한다.
특히 신경을 절단하기 때문에 수술 후 심한 보상성 다한증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신경을 다시 복원시킬 수 없기 때문에 보상성 다한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는 없다.
(도움말=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조석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