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은 눈을 통해 받아들여진 시각정보를 뇌에 전달중 시신경 및 시신경 섬유층에 점차 이상이 생겨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을 일컫는다. 이 질환은 백내장, 당뇨병 망막증 등과 함께 실명의 큰 요인으로 무서운 질환이다.
녹내장에 대해 전에는 안압이 정상보다 높아져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안압이 높지 않아도 녹내장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압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다시말해 정상 안압에서도 녹내장으로 진단되는 등 녹내장 정의가 변하고 있다.
녹내장은 대부분 서서히 진행하지만 갑자기 안압이 높아지면서 눈에 통증이 생기고 두통과 시력저하가 나타나는 급성 녹내장도 있다. 당뇨병성 망막증이나 망막혈관폐쇄증이 있을 때,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한 때도 녹내장이 생길 수 있다.
◇증상 없는 녹내장 조기 검사 절실
녹내장은 급성을 빼고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말기에 이르러 시신경이 거의 다 손상된 후에야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녹내장은 거의 실명된 상태가 돼야 겨우 자각증상이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녹내장으로 손상된 신경은 다시 회복되지 않아 평소 검사가 요구된다.
녹내장 치료는 더 이상 상태가 나빠지지 않게하는 데 있다. 물론 치료를 해도 서서히 나빠지거나 실명할 수 있다. 녹내장 발병률은 40대 이후에는 매년 0.1%씩 늘고 60대 이후에는 그 이전보다 6배 정도 높아진다. 따라서 40세가 넘으면 녹내장 검사를 받는 게 좋고 60세가 넘으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백내장과 녹내장
두 눈질환 모두 노인성 질환이기 때문에 함께 올 때가 많다. 70세가 넘으면 거의 대부분 백내장이 생긴다. 백내장 자체가 심각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중등도 백내장이 있을 때 녹내장이 생기는 게 문제다. 백내장이 있으면 녹내장이 생겨 눈 기능이 약해져도 기존에 앓고 있던 백내장 때문이라고 여길 뿐 새로 녹내장이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녹내장이 많이 악화된 말기에 이르러서야 발견될 때가 많다. 말기 녹내장에 이르러서는 치료해도 대부분 실명한다. 따라서 이미 백내장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가끔씩 녹내장 검사를 받아보는 게 현명한 조치다.
◇녹내장 진단
녹내장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검사가 필요하다. 녹내장으로 진단되면 환자는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진단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으며 향후 치료하면서 진행 정도를 잘 알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를 여러가지 검사를 통해 정확히 기록해 둬야 한다.
안압 정도를 알아내는 안압측정, 시신경 손상의 유무와 정도를 측정하는 시신경 및 시신경섬유층검사, 시신경 손상에 따른 시력 장애를 평가하는 시야검사와 현재 안압이 높은 경우 그 원인을 찾고 또 높지 않더라고 향후 올라갈 수 있는 요인을 찾기 위한 전방각경검사 등을 받게 된다.
눈 기능 손상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야 검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시신경이 거의 절반까지 손상을 받더라도 시야는 정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시야검사만으로 녹내장을 진단하는 것은 조기 녹내장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녹내장의 조기 발견을 위해 시신경과 시신경 섬유층에 대한 정밀한 검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녹내장 치료
안압이 높아서 생긴 녹내장은 안압을 낮추는 것이 당연한 치료 목표다. 정상적인 안압일 때 안압을 낮춰야 하는가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정상 안압 녹내장에서도 안압을 낮추면 진행속도가 떨어져 결과적으로 안압 낮추는 것이 중요한 치료가 된다.
안압 낮추는 방법으로는 약물치료, 레이저치료, 수술 등이 있다. 약물은 대부분 안약인데 여러가지 약제가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서 일률적으로 약효가 같은 것이 아니고 녹내장의 종류에 따라 또 환자 개개인에 따라 약효가 다르게 나타난다.
또 대부분 약물에서 경미한 부작용이 일 수 있는데 환자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녹내장을 진단받은 초기에는 잘 맞는 약물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약물을 시도해 보게 되고 잘 맞는 약물을 찾으면 장기간 사용하게 된다.
안압을 낮추는 정도는 환자마다 다른데 처음에 안압이 얼마였는지, 현재 시신경이 손상된 정도는 어느 정도 인지, 당뇨나 가족력 같은 다른 위험인자가 있는지 또 환자 연령에 따라 낮추는 정도가 정해진다.
시신경 손상이나 시야 결손이 진행될 때는 안압을 더 낮춰야 한다. 치료를 받는 중에도 손상이 진행하지 않는 지 정기적으로 시신경 검사와 시야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녹내장은 안압 외에도 시신경의 혈류감소가 원인이 되기 때문에 시신경 혈류감소를 늘리는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하지만 시신경의 혈류를 증가시킬 수 있는 약제는 안압을 낮추는 약제만큼 개발돼 있지 않아 한정적이다.
안압을 낮추는 또다른 방법으로 레이저가 사용되기도 한다. 레이저는 환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치료는 아니고 주로 폐쇄각 녹내장이나 개방각녹내장의 일부에서 사용된다.
약물이나 레이저 치료를 받고 나서도 안압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을 때 녹내장의 원인에 따라 적합한 수술을 하게 된다. 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시신경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고 단지 안압을 낮춰 추가적인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도움말=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