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의 대표적인 유물인 화성행궁 앞에 수백억원의 시민혈세를 들여 조성한 행궁광장이 사실상 시 전용 행사장으로 전락해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본보 9월 18일자 1면 보도) 각종 행사 개최에 따른 행궁광장의 파손으로 유지보수비로만 수천만원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화성행궁과 행궁광장의 관리는 시 화성사업소가 맡고, 운영은 수원문화재단이 맡는 이중 행정 속에 상시 유지·보수업체가 없는 실정에 따라 상당기간 동안 훼손상태를 방치한 뒤 전문보수업체를 통해 일괄 보수를 고집해 시민과 관광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8일 수원시에 따르면 화성행궁과 행궁광장의 관리를 맡고 있는 시 화성사업소는 화성행궁 일원의 유지보수비로만 매년 8천여만원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수원문화재단 출범 이후 현재까지 행궁광장 등에서 수많은 행사가 연이어 개최되는 등 사실상 시 전용 행사장으로 변질되면서 유지 보수를 요구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열린 ‘제6회 수원평생학습축제’와 같이 대단위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마친 뒤에는 광장 청소는 물론 곳곳에서 파손된 시설물 교체에 진땀을 빼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광장 바닥을 덮은 박석과 전돌 등은 교체만도 부지기수인 실정이고, 담장과 배수로 석축 역시 자주 훼손되는 시설이이서 행사만 끝나면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행궁광장 등의 관리는 화성사업소, 운영은 수원문화재단이 나눠 맡고 있는 것은 물론 세계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상시 유지·보수 업체조차 없는 실정이어서 일괄 보수 전까지 파손된 채로 흉물스럽게 방치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윤모씨는 “행사가 열리는 행궁광장은 물론이고 언제부턴가 동네가 행사차량들로 도배되다시피하면서 보도블럭과 하수구 뚜껑 등이 깨지거나 휘어져 있는 모습을 수시로 보고 있다”며 “화성행궁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화성복원의 본래 의미가 훼손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재단은 화성행궁과 광장에서 공연과 대관 등 운영업무를 진행하고 있을뿐 관리와 유지·보수는 우리랑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당장 평생학습축제로 광장을 둘러싼 바닥 빗물받이가 30개 넘게 휘어지는 등 행사만 하면 피해가 발생해 어려움이 많다”며 “매번 행사를 치를 때마다 훼손된 시설물을 파악하고 최대한 서둘러 보수하겠지만, 근본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해 대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