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가 시민안전을 위해 주요 도로변의 은행나무 열매(이하 은행열매)를 식용부적합 판정과 함께 폐기 및 채취금지 조치를 내려 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일 시에 따르면 6개 지역(시민로, 산업도로, 학의천변, 수리산길, 애향로, 안양로)에서 은행열매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부지역에서 먹는 물 수질기준 중금속 함유량(납 0.01㎎/ℓ, 카드뮴 0.005㎎/ℓ)을 초과했거나 기준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성분검사 결과에 의하면 시민로, 산업도로, 애향로 등 3곳에서 채취한 은행열매에서 0.01㎎/ℓ의 카드뮴이 검출됐고, 애향로를 제외한 수리산길과 안양로 등 4개소에서는 납 수치가 먹는 물 기준치(0.01㎎/ℓ)에 달했다.
시는 은행열매의 법적 식품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지만 먹는 물 수질기준에 비추어 부적합 하고, 도로변 자동차 배기가스에 늘 노출돼 같은 장소에서도 나무마다 중금속 축적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채취를 금지하기로 하는 한편 낙과를 포함한 가로수 은행열매를 폐기할 방침이다.
조인동 시 녹지공원과장은 “시커먼 매연과 먼지가 묻어나는 가로수 은행열매를 식용으로 아무나 따갈 수 있도록 나둬서야 되겠느냐”며 “최근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데 부응해 시민안전과 건강을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시의 이같은 조치는 은행열매 식용 채취에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전국 지자체에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안양시 관내에 식재된 가로수 1만8천282그루 중 절반 이상인 9천281그루가 은행나무로 조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