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 건강 지키려면…
엊그제 절기상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아침 최저기온이 4℃를 기록, 본격적인 겨울이 코앞에 다가와 있음을 느끼게 했다.
이날 추위로 동네 병원과 종합병원에 이르기까지 감기 등 호흡기성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등 감기 질환 만연도 사실상 시작돼 감기 극복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
올 겨울이 어느해보다 혹독한 추위가 될 것이란 기상청 예보이고 보면 감기가 그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점쳐진다.
감기는 환절기인 가을에 시작되지만 겨울에 기승을 부린다. 감기는 겨우내 우리 생활주위에머물러 있기 때문에 겨울철 건강을 설명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호흡기 질환이다.
보통 감기라고 지칭하는 상기도염의 의미와 그 증상, 예방 및 치료방법을 소개한다.
▲ 감기의 의미
상기도염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감기(Common Cold)가 대부분이며 의학적으로는 급성 인두염, 인플루엔자(독감), 후두염 등이 포함된다.
인간에게 흔한 질병이나 대부분 증상이 약하고 후유증 없이 치료돼 의학적으로 크게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외국 통계에 따르면 일년에 평균 3~5.6회 정도 상기도염에 걸리며 한 살 이하의 유아는 6~8회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성인도 일년에 3~4회 걸린다고 보고돼 있다.
성인에서 결근을 하게 되는 경우의 50% 정도, 학생 결석의 60~80%가 상기도염에 의한 것이다. 대부분의 상기도염은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발병하며 요즘이 발병하기 쉬운 때다.
▲ 원인
상기도염 특히 감기의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고 이차적으로 세균감염이 합병될 수 있다. 여러 종류의 호흡기 바이러스가 원인이되며 리노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상기도염에 걸린 환자가 기침, 재채기를 하거나 코를 풀 때 나오는 분비물의 분말에 바이러스가 많이 있으며 이 분비물을 손으로 접촉한 후 손으로 코나 입을 만지면서 몸(상기도)으로 들어가게 된다.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2~3일의 잠복기 후 코가 막히고 재채기로 목이 아파온다. 두통이 잠시 동반되기도 하며 열은 없거나 미열이 있다. 온 몸이 아픈 전신증상은 1~2일 후 없어지나 콧물, 기침은 1~2주 지속될 수 있다. 만약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감기 이외 다른 질환일 수 있어 병원을 내방할 필요성이 있다.
상기도염 중 감기와는 다른 급성인두염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나 목이 심하게 아프고 고열이 나며 두통 등이 심하다. 목 속을 보면 인두 및 편도가 붉게 충혈돼 부어 있으며 하얀 분비물이 끼기도 한다. 감기보다 증상이 심하고 전신 증상(열, 두통, 전신 통증)이 뚜렷하다.
인플루엔자(독감)는 A형 및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며 심한 발열, 오한, 땀, 근육통, 두통이 갑자기 시작되며 이어 기침, 객담 등 일반 상기도염의 증상이 나오게 된다. 특히 초기에 햇빛에 눈이 심하게 부시고 눈물이 나오고 눈이 아프기도 한다. 또 목 주위에 림프절이 커지기도 한다. 특히 전염력이 강해 여러 명이 같이 발생하는 유행성이 있다. 어린아이에서 주로 발생하며 감기처럼 시작되나 의학적으로 위급할 수 있는 병이 ‘크루프’다. 6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주로 발생하며 개짓는 소리 같은 기침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숨을 들이 쉴 때 거칠고 힘들어하며 숨이 차게 된다. 이는 위급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신속히 내원해 진료 받아야 한다.
이같이 상기도염에는 기본 증상은 비슷하나 제일 가벼운 감기부터 위험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는 크루프까지 다양하다.
▲ 예방
일반적으로 상기도염의 예방은 바이러스가 손 및 신체접촉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므로 유행시기에는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손, 발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 코, 입을 자주 만지지 않아야 한다. 콧물에 바이러스가 많으므로 환자의 콧물 및 닦은 휴지를 잘 처리해야 한다.
환절기의 심한 기온변화가 직접 상기도염을 일으키지는 않으나 사람의 방어기전을 약화시켜 소아 및 노인이 상기도염에 쉽게 걸릴 수 있다.
비타민 C의 장기 복용이 감기를 예방한다해 사용되고 있으나 객관적 근거는 없다.
독감예방주사는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은 특정 금기 사항이 없는 한 접종을 받아야하며 65세 이하더라도 만성질환자인 경우는 접종 받아야 한다. 하지만 독감예방주사가 만능은 아니어서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안심하지 말고 예방수칙을 따라야 한다.
▲ 치료
상기도염은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특별한 원인 치료방법은 없고 증상에 대한 치료가 주가 된다.
코가 막히고 콧물이 많기 때문에 비충혈억제제(혈관수축제), 항히스타민을 복용하거나 코에 분무하고 기침을 억제하기 위해 코데인, 덱스트로메트로판 등을 사용한다. 시중 감기약의 대부분은 이들 약이 복합 처방되고 가래가 심한 때는 거담제를 사용할 수 있다. 또 발열, 목의 통증, 두통이 심한 때는 해열, 진통제를 사용할 수 있다.
항생제 사용이 문제가 되는데 대부분의 상기도감염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므로 항생제 사용이 의미 없으나 세균 감염이 2차적으로 와 가래가 누렇고 양이 많아지거나 기침이 오래 지속되면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다.
상기도염은 사람이 가장 흔하게 걸리는 병이며 대부분 가벼운 경과를 밟으나 인플루엔자나 소아의 크루프 같이 심한 경과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중요한 것은 감기의 증상이 감기 특유의 증상만은 아니고 다른 중한 질환(폐렴, 결핵 폐암) 등의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감기 증상이 오래 지속(특히 2주 이상)될 때는 꼭 전문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도움말=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이춘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