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뿐 아니라 사랑도 배달합니다.”
안양·과천우체국 집배원 자원봉사단체인 ‘빨간 우체통’의 권영호(38·사진) 총무는 “집배원들은 언제나 이웃곁에서 한결같은 사랑을 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빨간 우체통은 지난 2004년 12월 몇몇 집배원이 모여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며 뭔가 뜻있는 일을 해보자고 다짐하면서 시작됐다.
처음엔 ‘가진 것은 없지만 마음이 부자면 나눌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마음이 넉넉한 사람들의 모임(넉 사모)’으로 이름을 지었다.
그러다 지난 2008년 ‘넉 사모’는 우체국을 연상시키는 ‘빨간 우체통’으로 이름을 바꿨다.
몇몇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든 작은 단체였지만 이제는 안양·과천우체국 집배원을 중심으로 참가자가 30여 명에 이른다.
회원들은 연말연시에는 동사무소와 교회의 추천을 받아 독거노인 지원, 소년소녀가정 돕기 등을 펼치고 있으며, 매달 둘째 주 일요일은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 소재한 희로원에서 목욕봉사를 하고 있다.
또한 매월 마지막 주에는 ‘베데스다 조기교육원(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을 찾아 장애인들의 손발이 돼 주고 있다.
최근 지적장애인들을 위해 안양천 나들이를 계획한 빨간 우체통 회원들에게 신옥자(58) 원장은 “이들 같은 봉사 단체가 있어 우리 지적 장애 어린이들이 꿋꿋이 재활할 수 있다”며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은 회원들 모두 당연한 일이라고 여기지만, 집배원이라는 힘든 일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는 권용호씨는 자신들의 활동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연신 부끄러워하면서도 작은 봉사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는 믿음은 확고했다.
그는 “집배원 일을 하며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주변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어려운 분들이 정말 많다”며 “저희가 낮은데 있기에 저희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