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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아닌 ‘상생’이 답이다… 협동조합 주목하라

 

작년 12월1일부터 기본법 시행

금융·보험업만 제외 설립 자유

도내 가스안전公직원 스타트

아웃소싱 등 설립신고 ‘봇물’

경제적 약자 상호복리 도모

새 정부 화두 ‘경제민주화’

실현할 수 있는 수단 급부상

■ ‘협동조합’이란?= 협동조합(co-operative)이란 말 그대로 ‘협동’과 ‘조합’의 합성어다.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협동하는 자율적인 조직을 말한다.

경제적 약자 다수가 서로 뭉치고 나누는 호혜의 힘으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자본주의 독점의 치명적인 폐해를 극복하려는 기업의 형태이기도 하다.

협동조합과 주식회사는 어떻게 다를까.

대표적인 차이점은 주식회사가 1주 1표로 투자한 지분이 많을수록 회사에 의결권을 많이 갖게 되는 구조지만, 협동조합은 조합에 투자한 금액에 상관없이 1인 1의결권을 갖는다. 주식회사의 목적이 자본의 증대라면 협동조합의 목적은 조합원의 이득, 즉 조합원의 고용지속이나 조합원 모두의 이득이라는 것이다.

■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현실= 광복 이후 우리나라의 협동조합은 관 주도의 성격이 강했다.

정부는 1961년 기존 농협과 농업은행을 통합해 지금의 농업협동조합을 출범시켰다. 1970년대 이후 신용협동조합법, 산림협동조합법 등이 잇달아 만들어지면서 1999년에는 8개 개별법 체제를 갖춰 8가지 종류의 협동조합만 법적으로 인정받았다. 이 외에는 어떤 협동조합의 설립도 불가능했기 때문에 협동조합의 불모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농협을 만들려면 200명 이상이 3억원 이상의 출자금을 납입해야 했다. 생활협동조합(생협)의 설립요건은 조합원 300명, 출자금 3천만원 이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발효된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사실상 협동조합의 진입 장벽이 없어지고 설립 영역도 자유로워졌다. 금융보험업만 제외하고 경제·사회·문화 등의 영역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협동조합이 가능하다.

■ 협동조합이 뜬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전 영역에서 5명 이상의 발기인이 모여 협동조합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됐다.

기본법 시행으로 공익 목적의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은 물론 농협, 생협 등 기존 8개 관련법상 가능했던 협동조합 외에 다양한 협동조합이 가능하게 됐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맞설 동네 빵집, 치킨집 협동조합도 설립할 수 있고 근로자협동조합도 차릴 수 있게 됐다. 대리운전·청소·경비·집수리·퀵서비스 등 분야의 협동조합이 만들어지면 노동 수요자와 공급자 간 매칭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시간강사 등 처우가 열악한 분야도 마찬가지다.

교육 분야에선 대안학교와 농촌학원의 협동조합이 가능하다. 대안학교를 협동조합 형태로 설립할 시 재단 사유화 등을 미리 막을 수 있다.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등록하면 지정기부금단체가 돼 기부금을 받을 수도 있다.

사회적 협동조합은 출자금 한도 안에서 조합원 대상의 저리 소액대출도 가능해진다.

■ 경기도의 협동조합= 경기도내의 경우 지난해 12월16일 시흥시 소재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직원협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도내에서 제일 먼저 제출한 데 이어, 수원·용인·안산·고양·시흥·남양주 등 도 전역에서 다양한 분야의 협동조합 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

제일 먼저 협동조합 신고서를 제출한 가스안전공사 직원협동조합은 직원의 복지 및 건강 증진을 위해 구내식당과 매점 운영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협동조합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국의 상온아스콘을 생산하는 15개 업체가 모여 한국상온아스콘협동조합의 설립 준비를 마쳤다.

그 밖에도 비정규직 등 외부인력 파견을 위한 한국아웃소싱 협동조합, 양질의 도시락 공급을 위한 행복나눔 협동조합, 친환경 농산물 유통 및 판매를 위해 착한살림협동조합 등 8개 조합이 현재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도는 올해 협동조합 육성조례 제정, 홍보지 제작·보급 및 경영컨설팅 제공 등 보다 체계적 지원을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환경 조성을 위해 나설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협동조합은 경제적 약자들이 상호복리를 목적으로 공동체를 만들어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로써 그 활동분야가 상상 그 이상으로 무엇이든지 가능하다는 의미”라며 “빈부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떠오른 시점에서 협동조합은 앞으로 더욱 주목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숫자로 알아보는 협동조합 기본법

희망제작소 산하 사회적경제센터는 홈페이지(www.center4se.org)를 통해 협동조합과 법에 대한 개념을 숫자로 쉽게 풀어 설명했다.

①협동조합은 1인1표제다. 조합원은 출자 금액에 관계없이 1인이 1표의 의결권, 선거권을 가진다.

②국내 협동조합의 법인격은 크게 2가지다. 일반 협동조합은 법인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비영리법인이다.

③협동조합은 3년 주기로 정부의 실태조사를 받는다. 정부는 그 결과를 공포하고,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④협동조합엔 4가지가 없다. 협동조합법에는 ‘육성’과 ‘직접 지원’, ‘금융업’, ‘보험업’이 없다.

⑤기본법에 따르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최소 설립인원은 5명이다.

⑥협동조합의 기본원칙은 기본법 제6조에 들어 있다.

⑦매년 7월 첫 토요일은 ‘협동조합의 날’이다.

⑧8가지 협동조합은 기본법을 따르지 않는다. 농협·수협·신협·중기협·생협·새마을·엽연초·산림 등 기존 협동조합은 개별 협동조합법을 따른다.

⑨사회적경제센터는 협동조합기본법이 9가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⑩협동조합은 잉여금의 10% 이상 적립해야 한다. 사회적 협동조합은 30% 이상 적립한다.

위기극복의 새 대안 ‘협동조합’ 관심집중

99%를 위한 기업 협동조합. 전 세계가 경제불황의 돌파구로 협동조합에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협동조합의 탁월한 경영실적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닥쳤을때에도 협동조합은 대규모의 파산이나 조합원 해고없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냈다.

협동조합이 경제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사실에 주목한 UN은 2009년 12월 뉴욕에서 열린 제64차 정기총회에서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했다. 매년 7월 첫째 토요일은 국제협동조합연맹이 지난 1923년부터 지정한 세계협동조합의 날이다.

‘주식회사’ 제도에만 익숙해져 있는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면서 협동조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의 협동조합 성공사례

1400여개 이상 언론사 공동이익 추구

▲AP통신= 정부의 후원이나 상업적 방식이 아니라 미국내 1천400여개 이상의 신문사, 잡지사, 방송사가 회원으로 참여해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공동의 이익(뉴스의 수집과 전송)을 위해 각기 발행부수의 비율에 따라 경비를 분담해 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1848년 뉴욕의 6개 신문사가 입항하는 선박으로부터 유럽의 뉴스를 공동으로 취재하기 위해 결성한 ‘항구뉴스협회’가 그 기원으로 뉴욕 AP를 거쳐 지금의 AP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부문에서 30개의 상을 받는 등 총 49개의 퓰리처상을 받을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6천여 농가, 고급 브랜드化 수익 창출

▲선키스트(sunkist)= 많은 사람이 선키스트를 미국의 농산물 생산업체 이름으로 알고 있지만, 선키스트는 특정 기업의 브랜드가 아니고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주의 6천여 농가가 농업기업과 도매상들에 맞서 구성한 협동조합이다.

선키스트는 엄격한 품질관리를 제1원칙으로 삼아 관리된 브랜드를 사용해 세계 각국에 과일을 수출하고 판매 수익뿐 아니라 로열티 수익까지 얻고 있다.

농민과 협동조합이 대기업 못지않은 고급 브랜드를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축구단 수입 0.7% 유니세프에 지원

▲FC바르셀로나= 1899년 11월29일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바르셀로나를 연고지로 삼아 세계 최초로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축구클럽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17만3천여명의 시민이 출자자이자 주인인 셈이다.

지난 2006년 FC바르셀로나는 유니세프와 유니폼 스폰서십을 체결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에이즈에 노출된 전 세계 어린이를 돕기 위해 5년간 구단 수입의 0.7%를 유니세프에 지원키로 약속했다.

이처럼 협동조합은 지역사회 기여와 같은 공익적 가치를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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