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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명화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여성권익 신장 양성평등 실현 기대감 커진다.

 

바야흐로 여성 파워시대다. 세계 여성 지도자들이 성공적으로 국정을 이끄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여성계에서 내는 평가의 목소리는 사뭇 다르지만, 여성의 권리 강화와 양성평등을 소망하기는 마찬가지다.

경기도내 대표적 여성운동단체인 경기여성단체연합은. 수원여성회, 안산여성노동자회, 고양파주여성민우회 등 16개의 여성운동 관련 단체로 이뤄진 연합체로 남녀공동참여사회 실현, 여성복지 실현, 민주사회 실현, 통일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참여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진 요즘, 류명화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2007년 취임 이후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정책개발 및 여론 형성에 앞장서고 있는 류 상임대표를 만났다.

“경기여성단체연합에서 상임대표로 활동한 지 벌써 5년이 되었네요. 경기여성단체연합은 경기도내 31개 시·군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의 연합체인데, 처음 와서 보니 거리가 먼 지리적 특성 때문인지 자주 만나기가 수월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조직적으로 다소 침체기에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조직력을 활성화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경기지역 이슈 등을 시·군 단체들과 의견 수렴을 통해 함께 풀어갈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경기도내 여성단체들이 협력하여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도 성과라면 성과라고 할 수 있어요.”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경기도 여성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5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을 단번에 떠올린다. 그러면서 “여성들의 역량 강화를 극대화해 개인은 물론 소속 단체와 나아가 경기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남은 기간 소임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여성 시민사회단체 지역활동가로서 그의 명성은 자자하다. 그래선지 주위에는 좀 더 큰 꿈을 가지라고 조언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명숙, 남윤인순 국회의원이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장 출신이지만,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정치를 하는 데는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다. 여성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지만, 가족의 반대가 있을 경우 (정계 진출은) 더욱 그렇다.

현재 여성계에서 요구하는 국회의원 등 선출직 30% 이상 여성 할당과 관련,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여성이 정계에 진출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그래야 여성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그런 여성 정치인의 롤 모델이 하루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밝힌다.

류 대표는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로 취임하기 전 수원여성회 활동을 하면서 많은 역점 사업을 시도했다. 그 중에서도 ‘경기도 좋은학교 도서관 만들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개한다.

“수원여성회가 경기도 31개 시·군에 있는 학교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2000년대 초반에는 지금처럼 학교에 도서관이 많지 않았잖아요. 그만큼 어려운 점도 많았죠. 학교 교장선생님을 설득해야 하고, 예산도 어렵게 얻어 설립하게 됐죠. 막상 세워 놓고 보니 아이들이 즐겁게 책을 읽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보람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며 소개한다. 개관한 도서관에 초등학생이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함께 온 한 동생 유치원생이 도서관의 책을 보다가 ‘이 학교에 꼭 입학하겠다’고 했던 것. 그 이유를 물었더니 ‘여기에 오면 도서관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한 것이다. 그 얘길 듣고 ‘아, 도서관 사업하기를 정말 잘했구나’ 하고 생각했단다.

그는 여성운동을 특별하지 않은, 일상생활의 운동이라고 규정짓는다. 그러면서 “후배들이 좀 더 당당해졌으면 한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다보면 굉장히 불편한 점들이 많다”라며 아직도 차별이 심하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의 활동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환경 개선 등 선배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여성들이 갖고 있는 장점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러한 장점들을 살려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한다.
 

 

 


요즘 그는 여성단체와 여성 경기도의원 19명으로 구성된 여성정책 네트워크 활동에 푹 빠져 있다. 시민활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어떤 일이 발생한 후 토론하고 극복하기보다 일상에서 서로 소통하면서 경기도의 이슈를 함께 이야기 하고 경기도의 정책들을 나은 방향으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연대에 나선 것이다.

시민활동을 하다보면 예나 지금이나 어려운 점이 많다. 경기도의 경우 면적이 넓은 만큼 이슈가 워낙 많아 어느 하나에 집중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의 근무여건과 복지 등이 현저히 부족하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기도에서 여성운동 하는 사회 활동가들은 앞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류 대표에게도 난관이 있었다. 사회 활동을 하다 보니 점점 영역이 넓어져 대표직을 맡게 됐고, 자연히 이해심 많던 남편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게 변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가족들이 지금처럼 반대하지 않았어요. 제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잘 몰랐거든요. 저 역시 회원으로 활동하는 정도만 예상했지 단체장까지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사회 활동에 전념하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그만큼 잔소리도 덜 들어 아이들은 좋아하더란다.(웃음)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직도 오는 2월로 임기가 끝난다. 그래서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대표직 임기가 끝나면 상반기는 좀 휴식기를 갖고 싶어요. 하반기에는 공부를 해야겠어요.” 그는 주민 참여와 (관련된 공부와) 여성운동에 대한 공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둘 다 장점이 있다. 주민 참여의 경우 현재 수원시에서 주민참여예산 시 위원장을 맡고 있고, 여성 운동은 현장에서 활동만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부족한 이론으로 재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여성들이 생각을 바꿔야 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제 두 달 후면 그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한 도전에 나설 것이다. 계획대로 학업을 마치면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여성 정치인의 롤 모델로, 아니면 사회의 리더로 돌아올지 여성의 권리와 양성평등을 위한 현장의 중심에 서서 활동하던 그의 미래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사진 │최영호 기자 yhpres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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