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思春期·Puberty)는 인간 발달 단계의 한 시기로 신체적으로는 2차 성징이 나타나며 정신적으로는 자아의식이 높아지면서 심신 양면으로 성숙기에 접어드는 시기라 정의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개인차가 있으나 보통 12~16세 가량의 시기를 말하며 신체적 급성장이 나타나는 시기로 청년기의 앞 시기에 해당한다.사춘기에 들면 키가 빨리 자라지만 점차 성장판이 진행돼 닫히게 되고 결국 성장은 정지 된다. 사춘기가 빠르다고 해서 정신 연령도 빠른 것은 아니며 개인차가 있지만 정신적인 사춘기는 대체로 나이에 비례한다. 오히려 최근 사회 구조가 복잡해 지면서 청소년기의 인지적, 사회적 성숙은 과거에 비해 더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다. 요즘의 아이들은 과거에 비해 신체적인 사춘기는 일찍 나타나고 정신적인 성숙은 뒤늦어지는형태로 자라 우려가 되고 있다
◇사춘기 조숙
최근 사춘기 조숙이 증가하는 가장 큰 원인은 비만이다. 소아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성호르몬 대사를 촉진시켜 사춘기 조숙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적인 요소도 중요하다. 어머니의 초경 연령이 빨랐던 경우 딸의 초경도 대체로 빠른 경향이 있으며 형제나 친척 중에 사춘기 조숙이 있으면 사춘기가 빠를 가능성이 좀 더 높다. 환경적 및 심리적인 요소도 관련이 있다. 딸이 4~6세일 때 아버지와 함께 살지 않을 경우, 가족이 아닌 남성과 함께 거주할 경우, 사춘기 조숙의 빈도가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태아기의 스트레스도 연관이 있다. 자궁내 발육부진아, 즉 임신기간에 비해 작게 태어난 경우 사춘기가 빠른 경향이 있다.
사춘기가 치료를 받을 정도로 심하게 빠른 것은 아니지만 또래에 비해 비교적 빠른 아이들도 많이 있다. 사춘기가 빠른 아이들은 대부분 키가 큰 편으로 성장이 또래보다 일찍 끝나더라도 최종 키는 평균 정도 되지만 사춘기는 빠른 편인데 키가 또래와 비슷하거나 작은 편인 아이들은 최종 키가 작을 가능성이 많다.
◇사춘기 조숙과 운동
규칙적인 운동은 사춘기 때 올 수 있는 부작용 극복에 도움을 준다. 운동은 비만을 예방하고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사춘기 진행을 완화하는 한편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을 촉진한다. 중요한 관점은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선택해야 하고 아이를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수면과 음식물 섭취의 중요성
아이의 키가 자랄 수 있는 기간 동안 성장을 최대한 원활하게 돕는 것도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잡힌 식사 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편식하는 아이들은 단백질과 칼슘이 부족하기 쉬운데 육류와 유제품을 골고루 섭취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도 자주 섭취해야 한다. 올바른 성장과 사춘기를 위해서 각종 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하되 과도한 열량섭취는 삼가야 하기 때문에 패스트푸드는 최대한 멀리해야 한다.
대부분의 패스트푸드는 높은 열량에 비해 각종 영양분은 부족해 비만을 유발하고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비타민제는 꾸준히 복용해도 괜찮지만 건강식품은 함부로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건강식품은 처방 없이 구입해 장기간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환경호르몬·화장품·스트레스도 사춘기 조숙 불러
최근 환경호르몬이 사춘기 조숙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살충제, PC소재 플라스틱 용기, 장난감 등에서 유래한 환경호르몬의 일부는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효과를 내며 장기간 노출될 경우 사춘기 조숙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환경호르몬과 사춘기 조숙 사이의 연관성이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나 환경호르몬은 사춘기 조숙 외에도 성인병과 암 등 다양한 질환과의 연관성이 의심되고 있으므로 되도록 노출되지 않는 게 좋다. 야채와 과일은 먹기 전에 깨끗이 씻고 식사할 때는 환경호르몬의 염려가 없는 식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젖병이나 장난감을 구입할 때 환경호르몬이 없는 제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화장품이 사춘기 조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라벤더나 티트리 오일 등은 사춘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해외발로 보고되고 있다. 천연화장품이라 해서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향료가 없는 어린이용 로션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도 성장을 방해하고 사춘기를 촉진할 수 있다. 공부 때문에 잠잘 시간,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져서 더욱 문제가 된다. 과감하게 학원수업을 줄이는 대신 운동 시간을 늘리고 하루 9시간 이상 숙면하기를 권한다.
◇전문의 상담 필수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사춘기는 생활습관을 잘 유지한다고 해도 정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사춘기 조숙이 시작된 소아의 경우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남아 만 9세, 여아 만 8세 이전에 사춘기가 시작되면 이를 사춘기 조숙으로 정의한다. 전문의의 진찰과 성장판, 호르몬 검사 등을 통해 사춘기가 진행된 정도와 사춘기 조숙의 원인을 찾고 빠르게 진행하는 중추성 사춘기 조숙으로 진단되면 사춘기 지연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남아 10세, 여아 9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의료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뼈 나이가 이미 너무 많이 앞서간 경우 손실된 성장 잠재력이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움말=분당차여성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은경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