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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1987년… 개인사 통해 들여다본다

권력의 배후 조직과 반정부조직
적과 동지로 상생하며 공적 대결
박종철 고문치사·6.29 선언 등
정치적인 사건 간접적으로 깔고
당시 인물 내세워 근현대사 저술
행간 이면에 숨은 진실 쫓는 소설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삼은 장편소설 ‘1987’은 원고지 3천 매 분량의 장편으로 여러 해에 걸쳐 쓴 작품이다.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인간과 사회, 철학, 종교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해온 작가로서도 색다른 소재를 다룬 셈이다.

‘1987’의 두 주인공 윤완과 선우활은 이 소설의 중심인물로 의형제 사이다.

윤완은 소설가이고, 선우활은 테러리스트다. 윤완은 소설가의 감각으로 선우활의 개인사에 대해 강렬한 작가적 흥미를 느낀다.

그가 주목한 것은 권력층이 정치적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비밀리에 운용하는 조직. 이 비밀 조직은 각종 정치적 난제나 노동 쟁의 등에 해결사로 활약한다.

살인도 마다하지 않아 각종 의문사에도 깊숙이 개입돼 있다. 이들은 폭력으로 모든 일들을 해결하고 도박장 등 각종 이권 사업으로 뒤를 챙긴다.

이 조직에는 정보기관 등 사회 각층의 권력자들이 관여하고 있으며, 합법의 외투를 입고 자행되는 불법이 스스럼없이 자행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런 조직과 대척의 지점에 있는 반정부조직이 운영하는 비밀 테러단체의 존재다.

폭력적 방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이들은 평범한 시민으로 철저히 신분을 위장한 채 각계각층에 잠복해 있다.

고급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며 간접적이고 비폭력적 수단으로 권력의 공작을 와해하는 방법을 취한다.

이 두 개의 조직은 상생의 관계에 놓여 있다.

즉, 적이면서 동지인 것이다.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서로를 괴멸시키지 않는다. 단지 공작 차원에서 대결할 뿐이다.

특히 ‘1987’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6.29 선언, 야당후보 결렬을 비롯해 3당합당 등을 먼 배경으로 삼아 정치적인 공기를 깔고 시작된다.

하지만 작가는 암시만 줄 뿐 시대적 사건을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소설 속 인물들은 주요 사건에 연루돼 있지만 소설은 철저히 개인사를 통해 시대를 바라본다.

그들의 개인사는 3대에 걸친 조상들의 인연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

또 ‘1987’은 누구나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의 행간과 이면에 숨어 있는 찾아가는, 거기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찾아가는 소설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이 진행돼가고 있던 바로 그 시간을 살아간, 그러나 역사의 전면에 전혀 드러나지 않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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