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7 (토)

  • 흐림동두천 26.2℃
  • 흐림강릉 28.2℃
  • 구름많음서울 27.6℃
  • 구름많음대전 26.0℃
  • 대구 26.7℃
  • 구름많음울산 27.4℃
  • 흐림광주 26.1℃
  • 구름많음부산 27.1℃
  • 흐림고창 27.2℃
  • 제주 28.5℃
  • 흐림강화 26.8℃
  • 흐림보은 24.5℃
  • 흐림금산 25.1℃
  • 구름많음강진군 26.2℃
  • 구름많음경주시 27.4℃
  • 구름많음거제 27.9℃
기상청 제공

“표현의 자유는 거대 자본 앞에 무력하다”

정치인 등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
언론에 연재됐던 27편의 인터뷰
자유에 관한 서로 다른 경험·철학
정치적·사회적인 입장에서 표명

 

 

자유란 무엇인가. 이 책을 시작하게 한 질문이다.

보수주의자는 ‘반공’ 혹은 ‘경제적 자유’로 왜곡하고, 진보주의자는 수구의 이념적 도구로 오해해 온 것이 자유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풍경이라면, 이 책의 성취는 인터뷰이들이 그렇게 덧씌워진 편견을 내려놓고 자유에 대한 저마다의 진솔한 속내를 털어놓게 한 데 있다.

지난 2011년 봄에 시작해 2012년 10월까지 진행돼 언론에도 연재되기도 했던 스물일곱 편의 인터뷰를 두 권의 책으로 묶었다.

1권에는 주로 문화·예술인과 학자, 기업인과 사회 활동가 들의 인터뷰를, 2권에는 정치인의 인터뷰를 실으면서 책의 형태에 맞게 고쳐 쓰고 재구성했다.

인터뷰이들의 정치적·사회적 입장은 다양하다.

그럼에도 이들 모두를 ‘자유인’으로 규정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니, 그에 앞서 이들은 과연 ‘자유인’일까.

1985년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우리나라 최연소 장기수이자 세계 최연소 무기수로 14년을 복역하다가 1999년 출소한 강용주 광주 트라우마 센터 원장은 수감 기간만큼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신이 일하는 병원으로 낯선 전화가 걸려오면 마음의 평온이 깨진다며 괴로워한다.

“연애를 하거나 즐거운 순간에도 문득 ‘내가 이렇게 즐거워도 되나?’ 하는 죄의식을 항상 느껴야 하는 시기였다”며 자신의 청년 시절을 회상하거나(김창남 인터뷰), “자유를 위해 싸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화가 나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의 화두였던 데 반해, 자유는 민주화로 인해 얻게 되는 열매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저항의 중심에 자유가 자리하지 않았음을 고백하는 故 김근태 인터뷰도 있었다.

올해 2월 14일에는 삼성 X파일을 공개한 것이 명예훼손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며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이라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인터뷰도 있다.

시대적 절박함 속에 온전한 자유의 감수성을 기르지 못했고, 국가권력에 맞선 일개인은 긴 세월이 지났어도 자신의 왜소함을 절감한다.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는 거대 자본 앞에 무력하다.

개인적으로 결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보기 힘든 이들을, 그럼에도 ‘자유인’으로 묶어 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이 책의 인터뷰이들은 하나같이 원래 자유로웠던 것이 아니라 자유롭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삶, 제아무리 제약과 한계가 있더라도 자신만의 벽 긁기를 포기하지 않는 삶을 이야기한다.

자유의 공간을 확장하는 삶을 살고, 양극화된 현실 속에서 사회경제적 자유를 넓히는 정치를 모색한다는 점은 이들을 ‘자유인’이라고 범주화할 수 있게 하는 근거가 된다.

다양한 분야의 자유로운 영혼들을 만난 인터뷰에서, 정치인을 많이 포함한 이유이기도 하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