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당신 혀를 잘라
/김지유
백팔 년 전 당신이 전한
그 말 그대로 듣는 거야
돌아선 등 뒤로 우두커니
늙은 박달나무 한 그루
더 이상 가지 뻗지 않는 우듬지 아래
까마귀는 평생 울어 줄 거야
신굿 없이 말 옮기는 무당이여
당신 혀 잘라 만든
사슴의 뿔
녹슨 굴착기가 푸르게 푸르게
동굴 속 신단수 뿌리에 얽혀 있어
쉿!
천팔백 년 뒤
오늘을 까막거리는
그 말
당신 할 바로
그 말이야
-김지유 시집『즐거울 랄라』/시작시인선-
미래를 점치는 사람들은 대체로 운명은 정해져 있다고 한다.
現生은 전생의 업으로 운위되는 것이며 미래를 알려면 현재를 보고 현재의 생활상을 보면 과거가 보인다고도 한다.
지은 죄가 원인이 되어 한 생 뒤에 불행한 결과로 나타나는 것, 佛家의 인과법칙과 통한다. 그러므로 선업을 쌓으면 후생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날 것이며 많은 귀인들을 만날 것이다.
칼끝을 발등에 떨어뜨렸을 때 발등에 피나는 결과를 초래하듯이 어느 정도 들어맞는 법칙인 것은 사실이다. 대체로 맞는다고 해도 인간의 삶은 복잡하거니와 망각으로 모든 것을 잊기에 결과를 예측하긴 힘들 것이다. 또 경우의 수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으니 인간의 미래는 예측불허다.
/성향숙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