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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혼인비행

 

혼인비행

/권정일

수만 쌍이다

열애의 빛으로 하늘이 낮아졌다

꽁지와 꽁지를 활처럼 말아 사분사분

한삼汗衫을 뿌리는 고추잠자리, 곡진한 전율



투명한 날개끼리 업고 날다, 안고 날다,

꽁지와 꽁지가 한 줄 되어, 하나一가 되어



그칠 수 없다고

멈추지 않겠다고



너를 낳으려고

나를 낳으려고



순연한 우주의 붉은 점막이 터진다



-리토피아 가을호에서

 

 

 

사랑의 감정을 무엇이라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이성 간의 사랑은 오히려 연애감정이라 말하는 것이 편할 경우도 있다. 곤충들의 사랑행위는 상대를 감정으로 선택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암컷과 수컷의 때에 맞는 번식행위이어서 그럴 수 있겠다. 벌도 개미도 잠자리도 혼인비행을 한다. 그런데 그들에게 열애의 감정이 없다고 볼 수도 없으니 신기하다. 혼인을 위해 그들은 기나긴 준비를 한다. 정성스럽기 짝이 없다. 여왕을 기르고 받들어 모시고 복종한다. 신성하다. 하늘은 밝고 바람은 고요하다. 우주가 그들의 사랑을 위해 가장 빛나는 신방을 꾸며준다. 그들은 진화를 꿈꾸지 않는다. 마르고 닳도록, 영원토록 그들은 시작과 끝이 같다. 그들의 방식 그대로 사랑하고 연애한다. 아름답다. /장종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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