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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도라지

도라지                                            

 

/윤승천

더러는 묏새 더불어 산맥(山脈)을 노닐다가

더러는 더북풀 쓸쓸히

묏골에 뿌리내리기도 하다가

한恨 많은 피난 벽지(僻地)

인맥(人脈) 되기도 했다가

봄날 천지 묏산에 산에

도라지 꽃 피었다

하늘은 그 길로 피맺히도록 열려 있고

묏새 훨훨 날아 오월이 된다

산마을에 끝없이 달고 뜨거운 마음

이 울어 옐 적막강산에

눈물로 피니 도라지꽃

-토요일이면 지구를 걷어차고 싶다(시인

축구단 글발 공동시집에서)

 

도라지는 어디서 보던지 반갑다. 자줏빛 도라지를 보면 정갈한 여인의 모습이 생각나고 하얀 도라지는 순결한 처녀의 모습 같아 가슴 두근거리게 한다. 윤승천 시인이 바라보는 도라지는 한이 맺힌 도라지다. 수난사로 얼룩진 이 산하에서 수난이라는 슬픔을 거름기로 하여 자란 도라지이다. 수난의 위로가 되고 수난의 내부 고발자처럼 말없이 자란 것이 도라지다. 하나 도라지 무침이니 도라지 구이니 도라지 술이니 다 구미를 당긴다. 도라지 그 씁쓰레하면서도 단맛은 바로 수난의 맛이 아닌가. 눈물의 맛이 아닌가. 한의 맛이 아닌가. 이 도라지를 한편의 시로 승화시킨 윤승천 시인의 시적 역량이 잘 여문 도라지 뿌리 같이 아울러 느끼게 하는 시다.

/김왕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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