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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그네와 나그네

 

그네와 나그네/주종환

비록 그것이 즐겁고 아름답다 해도

누가 군대 연병장에 그네를 매달겠는가

또 누가 그네를 타겠는가



모두에게 그네를 태우고 싶은 마음으로……

피는 꽃들이여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

나그네 마음으로 타는 하늘 그네들



주종환 시집 <계곡의 발견>에서

 

 

 

어릴 적 애 당산나무 커다란 가지에 매달아놓은 그네는 한여름 동네 아이들의 가장 신명나는 놀이터였다. 사내와 계집애가 따로 없었다. 어른과 아이도 따로 없었다. 그네는 땅에서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도록 도와주는 존재이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강력하고 신비로운 몸의 율동에너지를 쏟아부어준 존재이다. 우리는 그 그네를 타면서 생명의 신비로운 세계로 몰입해 들어갈 수가 있었다. 드디어 꽃이 그네가 되어주고 있다. 우리는 황홀하게 피는 꽃을 통해 땅과 하늘을 오가며 육체의 왕성한 생명 리듬을 얻는다. 꽃은 단지 피는 것만으로도 바라보는 사람을 신명이 나게 만든다. 황홀하게 만든다. 꽃은 경직된 질서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 속에서는 꽃의 의미를 깨달을 수도 없다. 자유로운 나그네가 되어야 비로소 완전한 감동의 세계로 진입하는 온전한 생명체가 되는 것이다. /장종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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