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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古風 유쾌한 新風 불어 세상 시름 몰아내니 ‘扇扇’

보물·지정문화재 등 187점 전시
5가지 테마 역사성·예술성 조명
고구려 벽화속의 깃털부채부터
현대작가·민화동호회원 작품 등
관람객 마음까지 시원하게
어린이 연극·체험 행사도 진행

 

■ 경기도박물관, 26일부터 ‘5色 바람이 분다’ 부채 특별전

더위와 습기가 무겁게 온 몸을 짓누르는 여름이다. 이 맘때면 숨막힐 듯 조여오는 공기의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저마다 하나 둘 손에 부채를 들기 시작한다. 부채가 일으키는 바람은 더위를 덜어내고 보다 평온한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 담긴다.

예부터 부채에서 일으키는 바람 역시 그런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더위를 몰아냄과 동시에 온갖 부정한 것을 몰아내는 것이 또한 바람이다. 그런가 하면 마음을 담은 바람은 멋으로 장식되기도 했다. 공작과 학의 깃털로 만들어진 부채에서부터 부채 선면을 비롯해 손잡이 자루 고리 등을 수놓은 장식들은 부채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다. 올 여름 그런 바람과 멋을 담은 부채를 만나고 싶다면 경기도박물관을 찾는 것이 탁월한 선택이다.

 

 

 

경기도박물관(관장 이원복)은 오는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여름방학을 맞아 무더위를 날려 버릴 바람을 실은 부채 특별전 ‘5色 바람이 분다’를 개최한다.

경기도박물관이 이번 특별전을 통해 선보이는 다섯 색깔의 바람에는 3점의 보물, 5점의 지정문화재를 포함해 전통과 현대 부채, 그리고 부채 관련한 장식품 등 모두 122건의 187점이 출품돼 우리 부채의 다양함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행복무대의 축배’(한승민), ‘i’ll be back’(이지영), ‘채무’(김태서), ‘여름 특히’(송유정) 등 현대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경기도박물관의 민화동호회 회원 작품 30여점도 아우러진다.

이번 전시는 부채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조명할 뿐 아니라, 부채에 담긴 의미를 지금에 되새기고자 하는 메시지도 담고 있는 다섯가지 바람은 각각 옛 바람(古風)·어진 바람(仁風)·맑은 바람(淸風)·아름다운 바람(美風)·새로운 바람(新風)으로 구성됐다.

‘옛 바람’에서 담고 있는 메시지는 부채의 역사와 정치성에 대한 이야기다. 창원의 다호리 출토 부채,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보이는 부채는 모두 깃털부채다. 또 후백제왕 견훤이 왕건의 고려 건국 소식을 듣고 보낸 부채 역시 마찬가지였다. 소위 공작선(孔雀扇)이다. 전설 속의 서왕모 부채도 마찬가지였다. 옛 바람에서의 부채는 세상을 교화하기 위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다.

이것은 ‘어진 바람’에 그대로 이어진다. 조선시대에 매년 단옷날이면 왕은 신하들에게 부채를 하사했다. 여기에는 백성을 생각하라는 왕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지난날 단옷날에 선방(扇房)에서 은혜의 부채를 내리셨네. 궁궐에서 새로 만든 것이기에 긴 여름도 그것 때문에 시원했지”라는 다산 정약용의 글은 민생을 위해 조선의 개혁에 앞장서 달라는 정조의 마음을 읽은 것이었다.

부채의 기능에서 단연 으뜸은 시원함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고려와 조선의 사대부들은 이를 그림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부채 선면에 펼쳐진 절경에서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은 그 자체로 힐링 이었다. “고려에서 오는 사신들은 접었다 폈다하는 부채를 사용하는데, 산수·화조·인물 등을 그려 매우 아름답다” 중국 송나라 때 어느 문인의 말은 그런 멋을 담아낸 고려의 부채, 고려선(高麗扇)을 두고 한 말이다.

사대부들의 접는 부채와 달리 민간에서는 주로 단선(團扇)이 사용됐다. 햇볕을 가리고, 비를 막고, 외출해서 얼굴을 가리며, 벌레를 쫓거나 불을 피울 때에도 부채는 사용되었다. 혼례나 제례에도 의례용·장식용으로 쓰였고, 판소리에서는 긴장감과 흥을 고조시켰다. 이렇게 다양한 부채의 기능을 일컫어 8덕선(八德扇)이라 했는데, 바람을 통해 여덟 가지 덕이 불어온다는 바람을 담고 있다. 그것은 분명 ‘아름다운 바람(美風)’이었을 것이다.

20세기 초 선풍기의 발명과 에어컨의 등장은 부채의 기능을 후퇴시키고, 예술적인 측면을 부각시켰다. 부채 바람을 통해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행복을 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현대 작가의 부채 그림 또한 그 의미를 미적 측면으로 풀어낸 것이다. 부채의 ‘새로운 바람’은 지친 현대인들에게 생기를 불러일으키고, 마음과 마음을 전달하는 유쾌한 바람이다.

한편 도박물관은 부채전시와 연계해 용인대학교 뮤지컬연극학과와의 공동 작업으로 개발한 어린이 연극 ‘임금님이 주신 부채’를 7월 27일부터 8월 25일까지 매주 목·토·일요일에 공연할 예정이다. 또한, 8월 10일부터 15일까지 부채를 주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 작가들이 참여하는 여름방학 특별체험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청곡부채전시관(관장 금복현)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경기도박물관의 부채 특별전 ‘5색色 바람이 분다’를 찾아 부채의 멋과 시원함을 느껴보기 바란다. 입장료 4,000원(경기도민 50% 할인). 문의 (031-288-5400), 홈페이지 (www.muse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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