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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비

/고운기

느티나무가 아직은 밝다

용케 제 잎을 거느리고 있다

찬비가 떨어지기 시작한 아침이 조금은

마음 쓰인다

비야 스며들어

내 가슴에 이르러다오

잎을 다 내주고도

이 계절을 견뎌 축축하겠다



비와 더불어 바람이 불어오겠다



고운기 시집, 구름의 이동속도/ 문예중앙/2012



 

 

 

찬비 내린 아침 느티나무의 노란 잎들은 눈 시리다. 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아 이미 생의 절반을 살아 넘긴 사람들에게 아직은 밝은 빛으로 잎들을 거느리고 있는 느티나무가 다행스럽고 마음 쓰일 것이다. 열심히 살아온 일이 잃어버리는 일이었다는 당혹스러움, 뭔가 아득히 잊고 있었다는 듯 문득 이마를 짚어보게 되는 계절 축축하게 견디는 대기 속으로 서리 품은 비바람의 예감. /최기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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