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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내가 죽거들랑.

발코니를 열어두오.



아이가 오렌지를 먹고 있네.

(내 발코니에서 그게 보이네)



농부가 밀을 베고 있네.

(내 발코니에서 그걸 느끼네.)



내가 죽거들랑.

발코니를 열어 두오!



로르카 시 선집(민용태 옮김)/을유문화사



 

 

 

불교 경전에 따르면 인간이 겪는 괴로움 중에 애별리고愛別離苦라는 것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할 수밖에 없어서 겪는 괴로움을 말한다. 미워하는 사람과 살 수밖에 없는 괴로움(원증회고)도 있지만 애별리고는 단장斷腸의 아픔을 느끼는 괴로움이다. 이별의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연인관계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별, 부부간 이혼으로, 자식들의 출타나 출가로 인한 이별 등은 다시 만날 어떤 가능성을 남기지만 병이나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별은 어떤 여지가 없다. 그러므로 가장 큰 이별의 아픔은 사별이다. 나를 보며 환하게 웃는 그 사람의 얼굴, 가는 손가락으로 오렌지껍질을 까서 입으로 가져가는 손짓들, 같이 아파해주던 울음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그리움으로 사무친다. 그래서 시인은 ‘내가 죽거들랑 발코니를 열어 두라’고 간절하게 부탁한다. /성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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