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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음

/이도윤



죽음은 이별이 아니라

지구의 멸망이다

한 생명에게

죽음은 결별이 아니라

비장한 폭발이다

한 개의 화산이 하늘과 만나는 일

그의 생애가 활자가 되고

한 순간에 신이 된다

엎드려라 곧 신이 될 사람들아

죽음이란 술 한 잔 비우는 일

건배하라 용암처럼

쩡 소리 솟구치게

오, 하늘 아래 이별은 없다

 

 

 

죽음을 알리는 일, 즉 부음이란 슬픔을 넘어 누군가에겐 땅이 꺼지는 사건이다.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죽음 이후의 그리움은 한없이 커진다. 그래서 그런가? 사별은 어떤 이별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넓게 생각하면 죽음은 진정한 이별이 아니다. 죽음은 영원히 산 자들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구심점이 되어 무덤으로, 집으로 모이도록 남은 자들을 조종하고 영향력을 행사한다. 죽은 자들은 이미 ‘신이 되어’ 있다. 그들이 남긴 삶의 이력은 거짓이 없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면서 믿게 만드는 존재가 바로 신 아닌가? 이청준의 소설이 아니라도 죽음은 진정 축제다. 그러므로 독자들이여, ‘곧 신이 될 인간들이여’. 죽음 앞에서 술 한 잔 기울이며 ‘쩡 소리 솟구치게 건배하라’. /성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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