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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퍼 /박후기

나는

밤마다 지퍼를 열고

몸만 빠져나오고



혀는

아무 때나 지퍼를 열고

몸 밖으로 빠져나온다



이 악물고 살아라,

죽기 전

아버지가 말했다

출처-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 2009 / 창작과 비평사



 

 

 

자본의 확대재생산에 복무하는 온갖 종류의 직업들,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오염된 폐수들, 인간중심적 기계문명 속에서 우리는 매일 매일 몸의 지퍼를 열고 닫는다. 몸속에 들어있던 말들이 폐수처럼 쏟아져 나올 때가 많다. 범람하고 있는 말들이 서로에게 상처로 남을 때가 많다. ‘몸’의 은유는 ‘말’이다. ‘말’의 은유는 몸을 움직이게 하는 ‘마음’이다. ‘마음’이 전하는 말들이 비수로 남는 일들이 매일 매일 많아진다. ‘이 악물고 살아’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 /권오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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