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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문동만



아직 누군가의 몸이 떠나지 않은 그네,

그 반동 그대로 앉는다

그 사람처럼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의 중심은 흔들림

흔들림이야말로 결연한 사유의 진동

누군가 먼저 흔들렸으므로

만졌던 쇠줄조차 따뜻하다

별빛도 흔들리며 곧은 것이다 여기 오는 동안

무한대의 굴절과 저항을 견디며

그렇게 흔들렸던 세월

흔들리며 발열하는 사랑

아직 누군가의 몸이 떠나지 않은 그네

누군가의 몸이 다시 앓을 그네

-문동만 시집 『그네』(2009, 창비)

 

 

 

그 누군가 한 번은 이별한 경험이 있겠지. 떠난 그의 자리에 남아 있는 반동, 흔들림. 내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그 중심에 흔들림이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떠나는 몸이 사랑이든지 사유든지 신념이든지 저항이든지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리라. 그 무엇이 떠나든지 그 흔들림으로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겠지.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이겠지. 한동안 앓더라도 흔들림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사랑을 계속 한다는 것이지. 그것이 따뜻한 진동이며 세월일 것이라 생각하며 오늘도 흔들거리는 따뜻한 그네에 앉아 흔들거리는 별빛을 헤아려보는 것이다. /유현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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