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文身- 장미 /김효경
지나온 길은 언제나 아득해지고
다가올 하늘은 푸른 꿈이지
오늘도 팔을 쭈욱 뻗어
하늘을 가리키고 있어
멀리 바라보는 눈초리는 언제나 빛나는군
입술은 달콤하고 부드럽고
내미는 손은 온통 붉은 색이군
내 몸은 가시투성이
그럼 이제 나와 손잡아 볼까
주머니 깊숙이 꿈틀거리는
내일을 넣고
-출처 김효경 시집 <타클라마칸의 바람개비/문학의 전당 2007>
지나온 길이 아득해지자 다가올 하늘이 푸른 꿈이라고 가시투성이로 건너가는 삶은 온통 피투성이였으나 시인은 그 손을 잡아주고 싶어 한다. 아니면 자신의 손을 내어 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을이다. 요즈음처럼 푸른 하늘을 바라보노라면 나도 팔을 쭉 뻗어 어딘가에 가서 닿고 싶다. 만지고 싶다. 가시에 찔려 뼈째로 통증이 드러나더라도 가야겠다. 상처를 문신으로 온몸 두르고서 주머니 속 깊이로는 꿈틀거리는 내일을 넣고. /조길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