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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신영진

보다 긴 올여름 장마는

국회의사당으로부터 시작됐다



몇날 며칠 똬리를 틀고 앉아

낮은 먹구름이 까마귀 떼처럼

달라붙어

햇빛을 갉아먹는 아귀다툼을 본다



솨악 솨악 거리는 빗줄기는

비늘처럼 쏟아지고,

대기는 몸통같이 꾸물대며

세상을 온통 끈적거리게 한다



올 여름 장마는

죽은 배얌 속에 우글대는

구더기보다 더 구역질이 난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난장판처럼….



올여름 장마는 유난히 길다. 40여일 계속된 장마로 채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밥상물가도 들썩이는 등 서민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는 와중에 정치권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으로 여야가 논쟁을 벌이느라 시끄럽다. 장마는 남쪽과 북쪽의 두 기단이 만나 형성된다. 그런데 이 시의 화자는 올해 장마가 국회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민생을 뒤로 한 채 자신의 목소리만 높이는 정치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이제 40여일 지속되었던 장마는 소강되었고, 국가안위가 달린 정치인이 국민의 대표가 되었다는 익숙한 얼굴들이 소란스럽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민생을 뒤로 한 채 아귀다툼을 멈추지 않는다면 장마는 그치지 않을 것이다. 장마가 그치고 화창한 날들이 시작되기를 바랄 뿐이다. /박병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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