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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이십원

 

이십원

/심호택

뒷산에서 노는데

어떤 어른이

나를 알아보고 머리 쓰다듬어주고

이십원 주고 갑니다

지켜보던 동훈이가 손 내밀면서

번시 라주 __________

십원 주라 그 말입니다

아깝지만 그런대로 공평합니다

나중에 사귀어보아도

크게 경우빠지는 짓은 안 합니다

위아래 모두 금니빨

내놓고 웃으면 시원합니다

-출처 심호택 시집 <하늘밥도둑/창작과 비평 1992>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넉살좋은 동훈이가 손바닥 펼치며 절반을 요구하는 모습이 눈에 삼삼히 다가온다. 그걸 두말 않고 건네주는 시인의 넉넉한 마음도 푸살지다. 나중에 사귀어보아도 그런대로 공평하니 게다가 크게 경우 빠지지 않는다니 참 행복한 경우다. 그 친구는 아마도 남이 벌리는 손길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시인과 함께 주고받으며 살았을 것이다. 금이빨 내놓고 웃는 웃음이 다가올 가을을 물들였으면 좋겠다. 더위를 저만치 물리치는 시원한 웃음이다.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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