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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트라이앵글, 뾰족한 소리를 내다

 

트라이앵글, 뾰족한 소리를 내다

/서 희

이를테면, 해가 진다는 건 직선의 소리를 요구하는 일

삼각형 몸체를 가진 그녀의 균일한 몸은

언제나 날씬하다

만날 수 없는 선, 대각선을

잉태하지 못한 운명 속엔

홀수의 씨앗이 자란다

짝수를 채우지 못한 소리는

기우뚱 불안하다

똑바로 균형을 잡지 못한다

거꾸로 놓으면 금방이라도 쓰러져

소리를 만들지 못할 것 같다

선분들은 스테인레스 채 하나를 불러

뒤늦게 조우한다

대각선을 가진 꼭짓점들은

뾰족한 몸의 소리를 쏟아낸다

-- 계간 『시와미학』 2013 가을호

 

 

 

트라이앵글은 끝과 끝이 만날 수 없는 휘어져 서로 바라보는 선(線)이다. 하나인 듯 하나가 아닌 삼각형은 누군가의 울림으로만 서로를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트라이앵글처럼 산다. 적당한 거리의 꼭짓점에 또 다른 나와 또 다른 타인을 두고 하나의 속성으로 살면서도 맞닿을 수 없는 차가운 삼각형을 그리고 산다. 마치 홀수의 씨앗처럼 짝수를 채우지 못할 때 스테인리스 채 하나를 불러 더러는 소리로 더러는 노래로 더러는 울음으로 만난다. 시인은 사람들의 마음 안에 트라이앵글로 흐르는 그리움에 누군가 소리를 울려주기를 노래하고 있다. 부정맥처럼 끊어질 둣 끊어질 듯 식은 심장을 두들겨 주기를 노래하고 있다. 눕혀진 몸의 소리가 살아나 뾰족한 영혼의 소리로 울려지기를 노래하고 있다.

/김윤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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