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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퀵 서비스

퀵 서비스

/장경린

봄이 오면 제비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씀바귀가 자라면 입맛을 돌려드리겠습니다

비 내리는 밤이면

벌정 난 고양이를 담장 위에

덤으로 얹어드리겠습니다 아기들은

산모 자궁까지 직접 배달해드리겠습니다

자신이 타인처럼 느껴진다면

언제든지 상품권으로 교환해드리겠습니다

꽁치를 구우면 꽁치 타는 냄새를

노을이 물들면 망둥이가 뛰노는 안면도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돌아가신 이들의 혼백은

가나다순으로 잘 정돈해두겠습니다

가을이 오면

제비들을 데리러 오겠습니다

쌀쌀해지면 코감기를 빌려드리겠습니다

-- 장경린, 『토종닭 연구소 』문학과 지성사 2005



 

 

 

지루하고 긴 장마가 끝난 뒤 여름은 혹독하게 뜨거웠다. 바삭바삭 마른 햇살은 대지를 달구고 사람들은 폭염 속을 간신히 지나왔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느니 그저 지구별의 기온 변화로 약간의 온도가 높아졌다가 다시 냉각기로 간다느니…. 올해는 북극의 빙하가 60%나 증가했단다. 먼 동토의 나라 그린란드 순박한 농부는 그랬다. 기후는 오래 전부터 그렇게 변화했었다고. 아무튼 우리 곁의 계절은 어김없이 또 옷을 갈아입었다. 길이 자동차로 붐빈다. 어디론가 달려가는 것들이 인사를 대신하거나 미리 안부 인사를 건네는 것이겠지. 코끝이 간지럽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퀵서비스로 모셔다주시지는 않는지. 내가 내가 아니면 바로 교환이 가능한지. 가을이 오면.

/이명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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