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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오래된 시장 골목

 

오래된 시장 골목

/박명숙

누구는 호객하고 누구는 돈을 세는
 

 

양미간의 팽팽한 노점 앞을 지나는데
 

 

꽃집의 늦은 철쭉이 여벌옷처럼 펄럭인다

가끔씩 여벌처럼 세상에 내걸려서

붐비는 풍문에나 펄럭대는 내 삶도

마음이 지는 쪽으로 해가 지듯, 저물 것인가

퍼붓는 햇살까지 덤으로 얹어놓아도

재고로만 남아도는 오래된 간판들을

쓸쓸히 곁눈 거두며 지나는 정오 무렵

- 유심 2013년 1월

문화 가 - 00224<일간> 2002년 6월 15일 창간



 

정오 무렵, 쓸쓸한 풍경이다. 오래된 시장은 정말 이제는 어쩌면 기억 속에만 남겨져 있는 것인지. 어린 아이들에게 신기한 것이 얼마나 많은 곳이었는지. 온갖 음식냄새가 가득한, 질척한 좁은 통로를 엄마 뒤꽁무니로 졸졸 따라다니면 어쩌다 동전이나 십원짜리 지폐를 줍기도 하던 어린 시절의 시장풍경은 점점 사라지고 없다. 그럼에도 경복궁 옆 통인시장과 충무로 뒷골목 인현시장처럼 도심 속에 살아있는 시장도 있다. 높은 빌딩 숲 속 좁은 골목 사이로 각종 가게가 있는 풍경은 여전히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물론 예전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풍경 속에 남아있는 시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작지 않다. 쓸쓸할 때도 있겠지만 너무나 정겨운 오래된 시장골목은 우리의 삶이었고 삶이기 때문에 여전히 그리운 곳이다. /이명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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