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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세상 만드는 친환경 기업… 결실은 사회와 고루고루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경기신문 연중기획
㈜다래월드

 

2000년 컴퓨터 클리너 제품으로 출발
사업규모 커졌지만 갑의 횡포에 시달려
2009년 신종플루 발병, 손 세정제 불티
환경인증 받은 유일한 업체 ‘위기 탈출’

세제·샴푸·린스·바디워시 등 생산
2010년 생활협동조합 ‘아이쿱’과 거래

올해 5월 사회적기업 인증 ‘재도약’
인력 80% 60대 이상… 이익 70% 환원
물품 후원 등 작년 4천명 이상 혜택


영리와 전통적인 사회적 책임만을 추구했던 기업의 기능이 변화하고 있다.

기업은 성장하는데 고용은 줄고, 경제는 발전하는데 양극화가 심화되는 자본주의의 부작용을 정부와 지자체만으로는 더이상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다.

그래서 최근 주목받는 것이 시장과 함께 사회적 해결책을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기업이다

사회적경제기업은 영리활동을 하는 동시에 지역사회발전과 공익 증진을 목적으로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제공이나 서비스 제공 등 사회목적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일컬는다.

안양시 동안구에 자리한 ㈜다래월드(대표 이정옥)는 제품 포장과 생산 일부 과정에 취약계층을 참여시켜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안정과 자립기반을 돕고, 창출되는 이익의 70%는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지난 2011년 예비사회적기업에 이어 올 5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생산 품목은 자동식기세척기, 주방세제, 항균세정제, 샴푸, 린스 등으로 전 품목이 친환경제품이다.

■ ‘신종플루’ 사건으로 얻은 반전,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

다래월드는 13명의 직원이 일하는 작은 기업이다.

지난 2000년 2명의 직원으로 삼보컴퓨터에 컴퓨터 클리너 제품 납품을 시작으로 개시한 사업이 2004년에는 국내 유명 기업인 린나이코리아에 식기세척기 세제 공급에 착수하는 등 사업 규모를 점차 키워나갔다.

여기에 수천 번의 실험과 개발 시도 끝에 정부의 기술개발혁신과제 지원으로 친환경 제품을 만들면서 조달청 우수기관에도 등록됐다.

이후 사업은 ‘탄탄대로’라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거래처 계약을 맺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제품을 의뢰, 납품을 받아 놓고 결제를 제대로 해주지 않거나 판촉물 비용 등을 요구하는 횡포가 빈번했던 탓이다.

일부 거래처는 생산·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 출시일이 다가오자 판촉 행사 등을 명목으로 6천만원을 요구했고, 또 이중계약을 체결해 다래월드가 보유한 대리점을 빼앗는 대기업의 불공정거래에 시달리기도 했다.

악덕 기업의 횡포로 부도 위기에 내몰린 다래월드에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다.

2009년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발병하면서 손 세정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당시 손 세정제 등의 제품에 환경인증을 받은 업체는 다래월드가 유일했다. 친환경제품이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공장은 3개월 밤낮 없이 돌아갔다. 공장의 하루 생산량이 수천개에 불과했지만 밀려오는 주문량은 수백만개가 쏟아졌다.

이는 신종플루 발생 이전, 4억원에 그쳤던 매출을 10억원가량으로 끌어올리며 부도 위기 탈출을 견인했고 다래월드가 국내 최고의 친환경 제품 기업이라는 실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인지도가 높아지고 실력을 인정받자 다음 해 인 2010년 국내 최대 규모의 생활협동조합인 ‘아이쿱’과 거래가 성사됐다. 아이쿱은 저렴한 가격으로 안전한 친환경제품을 공동구매하는 생활협동조합으로 100만명의 회원 규모를 자랑한다.

다래월드는 현재 샴푸, 린스, 섬유유연제, 바디워시 등의 제품을 아이쿱에서 운영하는 200개 자연드림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정옥 대표는 “사회적 문제인 신종플루가 저희 회사로써는 위기를 탈출하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라며 “사회적 문제로 회사가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만큼 이제는 지역사회, 주민과 소통하고 소외계층과 함께 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라고 밝혔다.



■ 사회공헌서비스로 연 4천명 이상 혜택

다래월드는 지난 2011년 예비사회적기업에 이어 5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10년 이상을 영리만을 추구하는 일반 기업으로 활동하다 사회적기업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다래월드는 기술개발, 영업 부문 등을 제외한 전체 인력의 80%가 60대 이상 어르신이다.

매출은 연 10억원가량. 그나마 이 중 대부분은 사회에 환원한다. 지난해 다래월드로부터 일자리를 제공받거나 재능 기부, 물품 후원 등으로 수혜를 받은 규모만 4천명이 넘는다.

다래월드와 연계된 사회 및 복지 단체는 안양시 수리장애인복지관, 희망나래장애인복지관, 사랑의 열매 등이다. 특히 이 가운데 수리장애인종합복지관과는 업무협약을 맺고 장애인 훈련생을 사업장에서 훈련하도록 했다.

3주간 훈련을 한 뒤 고용을 하는 형태로 숙련도가 부족하면 재훈련을 실시한다. 또 고용을 하지 않더라도 장애인들이 실습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정옥 대표는 “장애우들이 직업 훈련과 일자리 제공 등을 통해 무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자존감을 되찾아 주는 것이 큰 기쁨”이라고 밝혔다.


 

 

 

■ 착한 기업, 이것만은 우리가 최고

안전한 제품 개발 위해 눈에 원료 넣는 임상시험 감행

바디워시

- 식물성분의 고급원료만 사용한 제품

- 온가족이 사용 가능

- 형광증백제, 홈알데하이드, 파라벤류, 중금속, 색소로부터 안전하며 안전성에 적합

■ 제품 개발 후기

아이쿱으로부터 개발의뢰로 제조된 제품이다. 당시 머리부터 얼굴까지 상체 모두를 세정해야 하는 아기가 이용할 수 있도록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안전한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개발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이에 다래월드는 피부자극도 없고 건조하지도 않아야 하는 주문 의뢰의 특성을 고려해 원료를 직접 피부에 적용시켜보고 눈에 넣는 실험을 강행했다.

어떤 원료가 눈에 넣었을 때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쓰라린지, 또 눈을 충혈되게 하는지 등의 다양한 임상 시험을 거쳤다. 이렇게 개발된 본 제품은 공인시험기관을 통과하고 최근 출시 현재 아이쿱에 납품이 진행되고 있다.



 

 

 

“소비자·환경·취약계층 모두 만족하는 고품질·친환경 제품 함께 만들고 싶어”

이 정 옥 대표

60대 이상 어르신들 생산성 좋아

정기적 활동에 지병 완쾌되기도

장애인 직업훈련 거쳐 포장작업

정직원 못지 않은 실력·책임감

“소비자와 환경, 취약계층 모두를 만족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여성기업이자, 사회적기업인 다래월드 이정옥 대표는 앞으로의 기업 목표를 이같이 밝히고 “샴푸, 세제 등 제품이 가진 본연의 기능은 살리면서 자연에도 해가 없는 진정한 친환경 제품을 취약계층과 함께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친환경 제품은 사람을 기준으로 자극이 없고 독소가 없는 제품과 환경에 무해한 제품, 두 가지로 구분된다”며 “환경적인 측면이 강하면 제품 본연의 기능이 약해지고, 기능이 강화되면 환경에 유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 친환경 제품의 모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친환경 제품이 가진 이같은 모순을 해소, 소비자와 환경 모두를 충족하는 새로운 제품을 사회 취약계층과 함께 만들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 일문일답.

사업장 근로자의 연령대가 높은데.

13명의 직원 중 80%가 60대 이상이다. 이분들이 하는 일 없이 경로당 등에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너무 젊다. 30~40대의 젊은 사람들도 채용한 적이 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더라. 요령과 의지가 약했던 것이다. 어르신들이 결코 젊은 사람보다 생산성에서 밀리지 않는다. 어르신 중 일부는 취업하기 전 당뇨와 고혈압 등을 앓았는데 정기적으로 일하고 활동하다 보니 완쾌되기도 했다.



장애우들이 생산에 참여하는 데 경영상 문제가 없나.

장애우들이 스티커 등을 제품에 부착하는 포장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에는 숙련되지 않아 불량률이 높았다. 그래서 실전에 앞서 직업훈련을 거치는 방식을 도입했다. 3주간 회사에서 직접 연수를 진행하고 익숙하지 않으면 재교육을 실시했다. 이제는 정식 직원 못지 않게 실력과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으로써 혜택은.

사회적기업도 영속성을 유지하려면 소비자들에게 사회적기업의 제품도 훌륭하다는 것을 인정받아야 한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으면 경기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로부터 R&D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규모가 크지 않은 사회적기업 입장에서는 보너스 같은 것이다. 지원금이 크지 않지만 정부에서 진행하는 기술개발 지원금보다 경쟁률이 약하다. 1~2천만원가량의 소규모 자본이 필요한 신제품 개발 시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사회적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대외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홍성민기자 hsm@

/사진=오승현기자 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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