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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절망의 힘

 

절망의 힘

                                      /조동례

비에 젖는 참나리꽃 한 송이

쓰러지지 말라고 흔들리지 말라고

젖은 꽃 안아 지주대를 묶는데

꽃이 무겁다



빗속에서 바람 속에서

삶을 지탱하는 속박이여

흔들려야 할 때 흔들리지 않는 것

쓰러져야 할 때 쓰러지지 않는 것

모두가 절망이다



몸이 묶여도 마음 떠난 삶이라면

흔들려야 할 때 흔들리고

쓰러져야 할 때 쓰러져라

그리하여 절망은 절망하라

절망의 힘으로 자유로워라

- 조동례, 『달을 가리키던 손가락』 삶창시선 2013

 



 

미래의 바람으로 미뤄두고 바라보는 희망은 미래가 현재가 될 즈음에도 희망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또 다른 희망을 꿈꾸느라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삶을 유보시키지 않고 거침없이 아낌없이 지금을 살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느긋하지가 않다. 쓰러지지 말라고 추스르고 흔들리지 말라고 끊임없이 다잡는다. 내일을 위해 흔들리지 않으려 버티고 쓰러지지 않으려 애쓰다가 더 많은 고통과 아픔을 가져야 하는 허방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진정 자유롭기 위해 흔들리고 쓰러지지 못한다. 절망하지 못한다. 절망의 힘으로 절망을 넘어서야 자유로울 수 있다. 절망을 넘어선 희망이 이루어지는 그때가 바로 지금이어야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희망을 또 유보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명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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