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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지휘자들의 영광과 몰락

 

120년에 걸친
지휘계의 탄생과
쇠락의 길 보여줘


10여년에 걸친
방대한 조사 거쳐


지휘계 거장들의
일대기·일화 전달

 



21세기, 국내 클래식계는 많은 변화를 겪었으며 성장 중이다.

2006년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취임한 후 안정과 함께 눈부신 도약을 이루고 있는 서울시향. 마찬가지로 2008년, 피아니스트 김대진을 상임지휘자로 맞이한 후 최근 유럽 투어에 나서는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하고 있는 수원시향.

올해는 국내 최초의 국공립오케스트라 단장(성시연·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 탄생했으며, 오랜 몸살을 앓았던 KBS교향악단도 요엘 레비를 상임지휘자로 맞아 국내 대표 오케스트라의 자리를 다시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국내 지휘자들은 우리나라의 오케스트라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담아 말한다.

“세계 유수의 콩쿨에서 많은 한국인들이 정상의 영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오케스트라의 수준은 이미 세계적이다.”

지난 1991년 세상에 나온 노먼 레브레히트의 책, ‘거장신화’가 20여년이 지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의미를 갖는 데는 이 같은 국내 클래식계의 변화와 성장이 배경이 된다.

‘거장신화’는 오늘날 서양 음악계가 맞이한 클래식 음악의 위기를 120년에 걸친 지휘계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쇠락의 과정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작곡가 궁전의 겸손한 하인이었던 지휘자가 어떻게 음악의 운명을 좌우하는 주인으로 신분이 상승했는지, 어떻게 음악계의 최고 권력자가 돼 오늘날의 마에스트로(거장) 이미지를 만들어 냈는지, 그리고 권력의 정점에 섰을 때 어떻게 자신들의 종족이 멸종으로 가는 길을 닦아 왔는지, 그 영광과 좌절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단계적으로 세밀하게 추적하고 분석한다.

추상적인 서술이나 전문적인 분석보다 지휘계의 발전 단계를 대표하는 지휘자들의 일대기와 구체적인 일화를 평범한 언어로 전달하고 있는 책은 특별한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일 없이 일반인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특히 저자 특유의 톡 쏘는 문체로 쓰여진 뒷이야기들이 마치 ‘음악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며, 10여년의 방대한 조사를 통해 생생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시각과 돋보이는 균형 감각을 확보하고 있다.

서구에서 클래식이 쇠퇴하고 있는 이유를 탐구하며, 지휘의 매커니즘을 파고 드는 이 책은 지휘라는 무한히 매혹적인 전문 분야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역할을 규명하며, 똑같은 과오가 일어나지 않도록 중대한 나침반이 돼준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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