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박춘봉이 범행을 시인, 뒤늦게 경찰 수사에 응하고 있지만 아직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많다.
박춘봉이 범행을 시인했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물론, 범행 시기와 장소, 방법 등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경찰은 박춘봉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지 못하고 ‘불상의 시기에 불상의 장소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피해자 김모(48·중국 국적)씨를 살해했다’는 식으로 기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김씨를 벽에 부딪혀 숨지게 했다”는 것이 유일하게 구체적인 진술이지만 김씨 부검 결과 박춘봉의 진술과는 달리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드러나 이마저도 거짓으로 판명됐다.
우선 ‘시신을 어떻게 운반했는가’가 의문이다.
박춘봉은 김씨를 매교동 주택에서 살해한 뒤 교동 주택까지 옮겨 훼손했고, 이후 비닐봉지에 나눠 수원 팔달산과 수원천변, 수원 오목천동 야산 등 4곳에 유기했다.
자가용은 커녕 운전면허도 없는 박춘봉이 시신을 어떤 방식으로 옮겼는지에 대해선 아직 조사되지 않았고, 김씨의 휴대전화 유기 장소로 포천 소흘읍을 선택한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밖에 박춘봉이 2008년 타인의 여권을 위조해 불법 입국한 불법체류자란 점이 드러나면서 지난 6년 동안 다른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조사가 완료되면 궁금증이 모두 풀릴 것”이라며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를 통해 봤을 때 추가범행이나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양규원·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