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드라마
감독 이원석
배우 한석규/고수/박신혜/유연석
천민 고아 출신으로 30년 동안 왕실의 옷을 지어 온 상의원의 어침장 조돌석(한석규)은 6개월 뒤면 그토록 바라던 양반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의 면복을 손보던 왕비(박신혜)와 그녀의 시종들은 실수로 면복을 불태우게 된다.
궐 밖에서 옷 잘 짓기로 소문난 이공진(고수)은 급하게 옷 짓는 사람이 필요했던 왕비의 청으로 입궐해 하루 만에 완벽하게 왕의 옷을 지어 올린다.
돌석은 처음에는 기생들의 옷이나 만드는 천한 사내라고 생각하며 공진을 무시했으나, 자신을 곧잘 따르는 공진에게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하지만 그의 천재성에 묘한 질투심도 느낀다.
왕(유연석)과 왕비를 사로잡은 공진의 옷들은 조선 전체의 유행을 일으키고, 청나라 사신을 위한 대형 진연을 앞두고 자신의 운명을 바꿀 최고의 옷을 만들기 시작한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상의원에서 펼쳐지는 어침장 조돌석과 타고난 디자이너 공진의 아름다움을 향한 대결을 그린 궁중의상극이다.
‘상의원’은 조선 시대 왕실의 의복과 재화를 담당한 기관으로 왕실의 보물창고라고 불렸다. 태조 때 설치됐다가 영조 시절 규모가 축소됐고 고종 시절 상의사로 명칭이 변경된다. 특히 세종 시대 천민 출신이었던 장영실을 최고 과학자로 배출한 공간이기도 하다.
의복을 만드는 상의원이 배경이다 보니 영화에서는 1천벌이 넘는 의상이 등장하며 이중 왕비를 위한 옷만 30벌이다. 의상 제작비에만 순 제작비(72억원)의 15%에 해당하는 10억원을 사용했다. 한복 제작에 동원된 전문가만 50명에 달한다.
영화에서 정확하게 표현하지는 않지만 제작진은 ‘영조대왕 시대’를 많이 참고했다. 그 전의 여성한복들은 저고리가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긴 형태였다. 하지만 영조 시대를 기점으로 여성한복의 저고리 길이가 짧아지게 돼 오늘날에 이르게 된다.
영조가 착용했던 도포도 결정적 영감이 됐다. 당시로선 굉장히 과감한 색상인 짙은 청색 계열로 염색된 옷감에 속이 다 비치는 얇은 사, 어깨에 천을 덧대어 풍채를 좋게 만들어주는 옷은 그 동안 조선 의복에서 볼 수 없던 스타일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의복은 상상의 날개를 펼쳤다. 다양한 색상의 옷감, 섬세한 자수는 영화 의상의 수준을 올렸다.
‘남자사용설명서’(2012)로 충무로에 입성한 이원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