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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의식 잠들어 있는 거대한 야외 조각 전시장

 

테마여행가가 들려주는 프랑스 파리의 21구, 라데팡스

프랑스 파리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고,

미국의 도시를 모방한 라데팡스는

근대 건축가들의 모임에서 결성됐던 ‘보차분리’ 원칙을 실현한 최초의

도시이자, 50년간 개발을 진행한

유일의 도시다.

지하에는 고속도로와 철도가 지나가고,땅 위로는 버스 및 개인 차량들이

지나가며, 지상 1층은 보행자들이

차량의 공포에서 벗어나서

평화롭게 움직이는 공간이 조성됐다.

 



1871년 ‘라데팡스 로타리’ 명명
지역 이름 바리아스 작품서 유래

2차 대전 끝난 뒤 본격적인 개발
50년간 개발한 세계 유일의 도시

세계적인 건축가들 설계한 작품
고층 건물들과 뒤섞여 묘한 조화




▶건설과정= 이 곳은 18세기까지 지붕 위에 수탉 모양의 풍향계가 있는 방앗간이 있는 황량한 언덕이었다. 1765~1770년, 이곳에 루이 15세의 애인인 마담 퐁파두르의 동생인 ‘마리니’(Marigny) 추기경이 교차로를 만들면서 점차 부락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파리 시가 라데팡스 로타리로 1871년 명명한 이 곳에는 1855년에서 1870년까지, 지금은 앵발리드 안마당에 있는 ‘나폴레옹 1세’의 조각상이 서 있었고, 파리를 지켰던 시민들을 상징하는 ‘바리아스’(Barrias)의 작품 ‘라데팡스’ 조각상이 1872년부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별의 광장’에 위치한 ‘제2 개선문’(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파리의 상징인 개선문)과 직선 축선 상에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상징성을 갖는 건축물을 세우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고, 1,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1956년부터 본격적으로 라데팡스 지역 개발 공사 ‘EPAD’가 이 지역 개발을 맡게 된다.
 

 

 


▶준비 작업= 소외된 지역의 활성화, 도로망의 재구축, 주거 단지 건설 및 사무실로 포화 상태인 파리의 상황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제3의 신규 단지 조성을 포함하는 개발 프로그램은 ‘EPAD’에 의해 검토됐고, 1957년 ‘CNIT’(Le Centre National des Industries et des Techniques, 국제산업기술센터)의 건설을 시작으로 사업 계획이 시작됐다.

1961년부터 사업 지구인 오페라 구역과 개선문이 위치한 샹젤리제 지역의 ‘별의 광장’을 라데팡스 지역과 신속히 연결하기 위해 ‘RER’(시외 고속 전철)의 공사가 시작됐다.

A 14번 고속도로를 덮어씌우고 2개의 내부 순환도로를 덮는 두께 1.2m 의 슬라브에 의해 자동차 동선과 보행자 동선을 분리시키는 마스터플랜이 1964년부터 받아들여졌다.

CNIT 맞은편의 200m 짜리 타워를 제외하면 높이 100m로 제한된 약 30여개의 빌딩 숲이 30만㎡의 사무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 초기 계획이었다.
 

 


▶개발 상황= 역동적인 사업 시작 이후 오페라 지구와 라데팡스 신도시를 연결하는 RER이 1969년에 완성되면서 출퇴근이 순조로워졌다.

사무실 공간을 늘리고 싶었던 기업들은 사무실 임대료가 오페라 지역에 비해 훨씬 싼 이유로 라데팡스 신도시로 이전하기 시작한다. 기업들의 요구가 폭증하면서 초기 단계보다도 5배나 많은 150만㎡의 공간이 필요하게 됐다고 한다.

초기의 마스터플랜을 수정해 높이 100m로 제한된 규정을 철회하고, 1972년에 세워진 48층 짜리 ‘GAN’ 건물이, ‘제3 개선문’까지의 멋있는 스카이라인의 평형을 깨 버렸다.

고층 건물의 난립이 파리의 경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판단한 정부가 1974년 건물의 규모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하면서 건설이 늦추어진 사업도 있었다.

경제 흐름의 타격으로, 1974년에서 1978년 사이에는 라데팡스 지역이 어려움을 겪었고, 최근에 부동산 경기의 둔화로 어려움에 직면했다가 전쟁 후 역사상 최고의 경제호황이 계속되면서 활기를 찾고 있다.
 

 

 


▶2000년대의 도시계획= A 14번 고속도로를 땅 속으로 묻는 거대한 공사의 일환으로 건설된 ‘공중에 던져진 산책로’는 공동 묘지를 끼고 인공으로 조성한 나무 숲, 화단, 저 멀리 보이는 전형적인 스카인 라인 등을 압도하는 고층 건물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1천200만 수도권 지역(일 드 프랑스) 주민들과의 관계가 주된 문제이기 때문에 원활한 공사의 마무리를 위해 EPAD의 사업 계획이 2007년까지 연장되면서 거의 50년간이나 개발이 지속되는 세계 유일의 도시 개발 계획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조각가들의 작품 전시장

‘파리의 21구’라고도 불릴 정도로 파리 시내와 밀접하게 연결된 라데팡스 지역은 미국식 도시 계획을 모방해 세계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한 작품들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인간적인 스케일이 아니기에 위압감을 준다.

EPAD는 차가운 느낌의 콘크리트 덩어리 도시 ‘프랑스의 맨하턴’에 입주한 기업들의 기부금과 문화부의 도움으로 문화적 차원의 역동성을 주기 위한 방안으로 유명 조각가들의 근대 작품을 위주로 곳곳에 설치해 거대한 야외 조각 전시장을 만들어 놓았다.

특히 1870년 파리를 지키기 위해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프·러시아군에게 저항한 시민들에게 바쳐진 바리아스의 ‘저항’(La Defense)은 1872년에 세워진 것으로, 이 지역의 이름이 유래된 작품이다.

이 밖에 깔데의 ‘안정’, 후앙 미로의 ‘거인’, 모레티의 ‘괴물’, 델피노의 ‘춤’, 아르장틴 실바의 ‘달의 여인’, 드 밀레의 ‘몽유병 환자’, 기로의 ‘인쇄된 벽’, 필로라오스의 ‘인조새’, 쎄자르의 ‘엄지 손가락’, 미토하의 ‘토스카나 거인’ 등 60여개의 조각품이 있다.
 

 

 


◇음악분수

야꼬브 아감(Yaacov Agam)의 작품으로, 높이 15m까지 뿜어지는 66개의 음악 분수는 조명과 어우러져 무더운 여름날 밤을 환상적인 세계로 인도한다.

저녁에 음악 분수를 편안히 감상할 수 있도록 벤치가 놓여 있고, 저 멀리 보이는 제 3의 개선문을 바라보며 떨어지는 저녁 노을을 바라보는 풍경 또한 장관이다.



◇텐트같은 지붕 구조 ‘CNIT’(국제산업기술센터)

1957년 시작해 1959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기술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둥근 콘크리트 지붕은 세계에서 최고로 큰 것이며, 한 변이 230m나 된다.

강력한 케이블로 연결된 두 개의 이중 천장이 겹쳐 있고, 3개의 지지 점으로만 떠받쳐지고 있으며, 알루미늄 새시로 지탱되는 유리입면은 온도 변화에 따른 천장 길이의 변동에 견디도록 고안·설계됐다.

CNIT는 60여 개국의 회의 장소와 사업 본부로, 하나의 천정구조와 그 이전보다 실용 용적률을 3배 높인 공간으로, 건축가 Andrault와 Polat에 의해 재구성돼 야영장에 텐트를 친 것 같은 느낌을 주며 내부는 노출 콘크리트 공법이 사용됐다.



◇제3의 개선문(La Grande Arche)

루브르 박물관에서 시작해 뛸리리 정원, 꽁꼬드 광장, 샹젤리제 거리, 제2 개선문을 잇는 단일 축위에 놓여진 제3의 개선문은 덴마크 왕실 건축가인 오토 본 스페흐켈슨(Otto von Sperckelsen)에 의해 설계됐으며, 건축미학적·시공 기술적으로 혁신을 이룬 건축물이다.

이 개선문은 ‘프랑스 대혁명’ 200주년에 맞춰 1989년에 완공됐다. 설계자인 오토 본 스페흐켈슨은 완공을 2년 앞둔 1987년에 애석하게도 사망하지만, 결국 그의 지인들과 후배들이 그의 뜻을 이어받아 멋지게 완성한다.

“세계를 향해 열린 창”이라고 표현한 건축가의 의도처럼 유리와 흰 대리석으로 표면이 처리된 뻥 뚫린 큐빅은 그 거대함에서 주위를 압도한다.

샹젤리제 거리와 같은 폭인 내부 70m의 넓이에, 100m의 높이로 뻥 뚫린 구멍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탑이 들어갈 정도의 크기이며, 총 무게는 30만t 정도나 된다고 한다.

세계 인권 보호 협회와 박물관이 자리한 지붕 층에는 여러 개의 전망 엘리베이터로 방문객들이 올라가 파리를 향해 열려 있는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제 3개선문은 일직선 축 선상에 똑바로 서지 않고, 6.33도 비틀어져 있다. 이는 루브르 궁전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

1천500년 경 프랑스와 1세의 명령으로 지은 작은 루브르 궁전은 동·서·남·북 방향을 잡아 건설하고, 앞 쪽의 긴 변의 건물을 루이 13세 때에 증축하면서 센느강과 평행으로 건설하기 때문에 방향이 약간 틀어졌다.

 


 

 


>>테마여행가 안완기는…

한국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그는 1992년 프랑스로 건너가 유럽의 건축을 공부했으며, 특히 프랑스의 풍부한 문화와 역사에 빠져 들게 됐다.

그는 이 나라의 문화에 대해 감상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아쉬움만 남기고 돌아서는 수 많은 여행객들을 보면서 프랑스를 제대로 느끼고 배우는 정직하고도 건강한 여행문화를 꿈꿨다.

지난 2003년부터 프랑스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홈페이지(www.algogaza.com)를 제작, 운영해 유용한 프랑스 여행관련 정보 및 자료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약력>

- 1986년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 1992년 프랑스 유학

- 1995년 Strasbourg 건축학교 수학

- 1998년 Val-de-Marne Paris 건축학교 수학

- 2002년 프랑스 테마여행 전문 가이드

- 2006년 ‘알고가자 프랑스’ 테마여행사 운영

- 2014년 ㈜OECD 대표부 대외협력부 근무

- 2014년 9월~ ‘알고가자’ VIP여행사 창업

/정리=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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