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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특구’ 안산 원곡동 사람들 문화공동체의 場

 

‘다문화 특구’ 안산 원곡동 사람들 문화공동체의 場
경기지역 대안공간을 말하다
④ 리트머스

 

원곡동에 들어서면 이국적인 풍경 눈길
외국인 80%이상 거주 다양한 문화 공존


문화를 매개로 화합·소통의 장 만들기 위해
‘일수불퇴’ ‘바벨디스코스’ 등 프로젝트 진행


올해 많은 사람들 참여하는 프로젝트 구상
야외공연 가능한 곳으로 리트머스 이전 계획




■ 다양한 문화 공존하는 원곡동과 만난 ‘리트머스’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에 위치한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는 지난 2007년 백기영, 유승덕, 양정수 등 세 명의 예술가가 만든 대안공간이다. 원곡동은 2009년 다문화 특구로 지정돼 외국인이 80%이상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다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는 곳이다.

다양성을 가진 원곡동과 예술이 만나 창조적인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한 세 사람은 마음이 맞는 예술가들을 모아 이곳에 예술에 대해 교육하고 소통하는 공간인 ‘비닐하우스 AAA’를 만든다.

이후 ‘비닐하우스 AAA’에 커뮤니티아트의 성격을 더해 대안공간 ‘리트머스’가 탄생하게 된다.

‘리트머스’라는 이름에는 다양한 색채로 변하는 리트머스종이처럼 실험적 문화와 예술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적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에 따라 리트머스는 문화 생산과 교류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실행하며 상호간의 차이를 존중하고 다양한 국가와 민족, 그리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문화를 매개로 만날 수 있는 장을 형성하기 위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 원곡동 사람들의 이야기 담은 프로젝트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적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리트머스는 원곡동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먼저 2007년 ‘일수불퇴’라는 행사를 기획했다. 장기고수들과 교류를 촉진하고 예술가들의 지능향상을 위해 마련한 장기대회로 조선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적 특징을 살린 행사다. 2010년에는 ‘냄새로 보는 원곡동 이미지’이라는 주제로 원곡동을 맴도는 이국적인 향신료, 과일, 음식을 이용한 후각적 감각의 경험과 이야기를 표현한 전시에 참여했다.

또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생활문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바벨디스코스: 텔레마코스의 모험’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언어학습을 통해 타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된 프로젝트는 네팔,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중국 등 5개국의 언어로 진행됐다. 해당 국가의 시, 소설, 문학작품을 기반으로 공연 및 낭독회를 진행하고 각 국가별로 10명정도로 팀을 꾸려 팀원들과 논의 후에 각팀마다 원하는 방식으로 언어를 배우는 자리를 마련했다.

리트머스는 아시아권 언어 학습에 새로운 견인차 역할과 함께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같은 프로젝트를 기획, 진행했고 그 덕분에 서로 이질감을 느껴왔던 사람들간에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 다양성에서 찾은 리트머스의 예술적 가능성

원곡동에 들어서면 지나가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간판, 상점들 모두 외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이국적이다.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에게는 원곡동의 이러한 이색적인 풍경은 풍부한 예술적인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장소가 된다고 송 대표는 설명했다.

따라서 올해 새롭게 리트머스를 이끌게 된 송 대표는 좀 더 많은 작가들이 원곡동에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전했다. 장르에 구분없이 다양한 전시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단골손님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 외국음식을 파는 음식점, 휴대폰 가게 등 지역의 문화적 특징으로 생겨난 공간에 담긴 이야기들을 모아 5~8명의 작가들과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다. 다양한 퍼포먼스와 디제잉, 공연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잘 놀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송 대표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야외공연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리트머스를 이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주민들 이야기 담은 작업 통해 소통”

송지은 리트머스 대표

“다양성을 수용한 활동을 통해 원곡동 사람들과 사회를 매개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부터 새롭게 리트머스를 이끌어 가게될 송지은 대표는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송 대표는 올해로 34살인 젊은 CEO다. 2011년에 리트머스 신진작가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2012년에 이사로 활동, 3년만인 2015년에 대표로 선임됐다.

2004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송 대표는 대학교에서 비주얼아트 앤 크리틱을 전공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영국에서 생활한 송대표는 자연스럽게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키워왔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옆집엔 이슬람 친구가 살고 아랫집엔 흑인 친구가 사는 곳에서 지내다 보니 그들의 이국적인 외모와 냄새가 낯설기 보다는 공존해야 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했다”며 “다른 문화가 부딪칠 때 각자의 문화가 더 크게 부각된다는 것을 느꼈고 그 속에 예술을 녹아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돌아와 그가 선택한 곳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안산 원곡동이었다.

그가 이 곳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작업은 이주민들과 만나는 일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성을 담은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었다.

“조선족 아저씨의 유년시절 추억을 재현한 찌찌뽕빠 프로젝트나 원곡동의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탑으로 표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며 “작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주민들과 소통하고 에피소드를 모으는 일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창작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통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송 대표는 대표가 되자마자 처음 시작한 업무가 특별한 명함을 제작하는 일이었다.

 


송 대표는 “리트머스의 9명의 이사가 모두 모여야 리트머스 로고가 완성되도록 명함을 제작했다”며 “각각의 주체를 인정하고자 하는 대표로서의 가치관도 담겨있지만 무엇보다 리트머스의 역할이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송 대표는 “각각의 문화를 인정하고 그 이야기를 예술로 표현하는 것은 리트머스의 중요한 목표다”라며 “원곡동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업들을 통해 작가들이 그들과 소통하고 나아가 그들이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
/사진= ‘리트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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