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네 선후배들이 1천200억원대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나란히 쇠고랑을 차게 됐다.
이들은 특히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경찰 수사망에 걸리기 쉬운 ‘카카오톡’ 메신저 대신 추적이 어려운 해외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을 이용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수사과는 14일 ‘국민체육진흥법및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해당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총책인 김모(30)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장모(34·여)씨 등 총판 사장 7명과 홍보모집책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초부터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제작, 운영하며 회원 1만507명으로부터 1천224억원을 입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2년 전 도박 사이트 홍보 사무실을 차렸으며 중국 사무실에 직원 8명을 두고 주·야간 교대 근무를 시키며 영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회원들이 보낸 돈은 홍보모집책 또는 가족 명의 통장 81개로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불법으로 얻어낸 타인 명의 아이디 5만여개를 이용, 인터넷 방송에서 사이트 홍보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지난 2월말쯤 가짜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가 공범이 구속되자 국외로 도피한 운영자들의 도피자금을 마련해 주려 도박 사이트를 제작해 주고 대포통장을 국제택배로 보내주기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 도메인 주소를 수시로 바꾸고, 연락을 할 땐 해외 메신저를 이용하는 치밀함을 보였고 조직원도 20대 후반∼30대 중반의 의정부지역 선후배들만을 모았으며 모르는 사람은 끌어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도박 사이트 운영자와 조직원, 중국 사무실 운영자들을 추가로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의정부=박광수기자 k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