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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쓰는 학생 성장 종합보고서

 

교육칼럼 학생부, 학생을 관찰하라

학생부가 입시 체제에 맞춘 문서 되면 안 돼

학생활동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해야

이제는 각 학교마다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를 고민하는 교사 동아리(전문학습공동체)가 제법 있다. 학생부가 학생의 성장이력을 담는 중요한 기록부이고, 상급학교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고민을 함께 나누는 교사 동아리가 저절로 늘어난다. 지난주에 다녀온 곳도 마찬가지였다. 간단하게 강의를 하고 실제 학생부 기록을 화면에 띄우고 함께 살펴보는 시간까지 3시간여를 교사들은 꼼짝하지 않았다. 퇴근 시간을 빼앗은 것이 미안해 몇 번이나 사과를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함께 공부한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다. “그러니까 결국 학생부는 종합보고서네요.” 이 한 마디로 세 시간 강의는 깔끔하게 정리됐다. 강사는 자신이 전달한 메시지를 정확하게 꿰뚫는 청중들이 있을 때 가장 기쁘다. 이 학교에서 함께한 시간도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입시에서 학생부가 중요하다보니 ‘어떻게 기록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기 일쑤다. 학생의 사고력을 측정하는 논술형평가조차도 사고의 전개과정을 살피기보다는 핵심 단어가 얼마나 들어있는가를 기준으로 삼는 평가 체제에 익숙하다보니 학생부도 어떤 활동이 들어가야 하고, 수상은 얼마나 해야 하고, 동아리는 또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한다. 아이는 사라지고 입시만 존재한다.

학생부는 교사가 1년 동안 쓰는 학생 성장 보고서(논문)다. 가설을 증명하거나 이론을 세우는 논문과는 달리 관찰이 중심이 되며 대상은 ‘한 학생’이다. 물론 교사가 만나는 학생 수에 따라 작성해야할 보고서의 숫자가 결정된다. 이 보고서는 크게 네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제1영역은 관찰 대상에 대한 인적사항이다. 당연히 학생의 신상과 학적, 출결, 진로희망사항이 들어간다. 제2영역은 교과영역이다. ‘교과학습발달상황’의 교과성적과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이하 세특)이 기본이 된다. 교과성적은 평가결과를 숫자로 변환해 기록한다. 또한 교과담당교사들은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의 반응을 세특에 기록한다.

교사의 시각에 따라 평가한 기록은 편견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수업시간에 일어난 학생의 활동에 대해 기록해야 한다. 당연히 수업시간 중 활동이 많으면 관찰할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에 기록은 풍부해진다.

교사들이 수업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 중 하나다. 수업이 바뀌면 당연히 거기에 따른 평가방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수업의 모든 과정을 평가하는 수업밀착형평가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형태는 관찰평가가 중심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라는 말을 한다.

제3영역은 비교과영역이다. ‘창의적체험활동상황’을 비롯한 ‘봉사활동’, ‘독서활동상황’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부분이야말로 학생들의 자기주도성이 잘 드러나며 동시에 교육활동마당이 얼마나 마련되어 있느냐에 따라 그 학교의 교육역량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교육역량에 따라 아이들의 활동은 더 풍성해진다. 제4영역은 종합영역으로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다. 결론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앞에서 나온 내용을 요약하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종합하기도 한다.

보고서는 기록자가 객관성과 일관성, 논리성을 유지할 때 빛이 난다. 학생부는 매년 연말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귀찮은 일이 아니라 교사가 연중 관찰한 자료를 바탕으로 1년에 한 번 씩 꼭 써야하는 교육활동 보고서이다. 입시에 맞춘 보고서가 아닌 1년 동안 ‘우리 아이’가 ‘수업’과 ‘교내활동’에서 어떻게 활동했느냐를 객관적으로 기록한 문서가 되길 바란다.

김덕년 장학사 경기도교육청

경기교육신문 webmaster@edu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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