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대만 타이베이에서 중국·홍콩·마카오·대만의 중의학자와 교수 등이 2003년 중화권에 치명타를 안긴 사스(SARS)에 대처했던 중의학 결과를 발표하는 학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베이징, 상하이, 홍콩, 대만 등 실제 치료전선에서 싸웠던 중의사들의 열띤 발표가 이어졌고 실제로 임상에서 사스와 대결 해 본 두 명의 홍콩과 대만 중의사 모두 비슷한 처방을 사용해 사스에 대처했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그들이 사용한 처방은 이전의 방법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증상에 따라 여러 약물을 추가해 처방의 용량을 증가시킨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방법과는 상당히 달랐다. 강력한 해독 효능이 있는 약재와 기타 약재를 가미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바이러스 활성화를 빠르게 막았다.
약 두 달 전 메르스(MERS)는 아니었지만 구토, 설사, 전신통, 고열(39도 이상) 등의 증상으로 병원치료에 저항성을 보인 심한 독감환자가 찾아와 이 방법을 사용해 빠르게 호전된 경우가 있다. 시간이 지난 후 생각해보니 얼떨결에 참석하게 된 그 학회가 많은 도움이 된 것이다. 한 가지 씁쓸한 점은 사스가 유행하던 시기에 한의학계도 여러 의견을 제시한 교수, 한의사들이 있었지만 사후 발병지역의 상황과 후유증 등을 직접 조사, 정리한 이들은 없었다는 것이다 .
현재 의사들이 메르스에 전력으로 대처하고 비교적 양호한 경과를 보이고 있지만 한의학적인 치료법도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 전 국민이 힘들고 의사도 힘들 때 함께 노력해 보는 것은 역경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
메르스 유행과 함께 최근 오한, 발열, 구토, 설사, 황담, 인후통, 전신근육통의 바이러스성 장염도 함께 유행하고 있다. 혼동하지 말고 치료해야 하지만 언제라도 메르스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선에서 수고하고 있는 의료진과 고생하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한의사로서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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