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교육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모아 고수에게 대답을 듣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오늘은 여섯 번째 순서로 조순자(49) 학부모의 질문에 대해 3명의 고수 엄마들 김영애(51), 이주현(49), 최정미(48)씨한테 대답을 들어봤다.
Q. 고3 딸아이를 둔 학부모입니다. 딸이 6월 모평을 치르고 나서부터 부쩍 기운 없어하고 짜증을 많이 냅니다. 간식을 내주러 가끔 방에 들어가면 우울해 하는 모습이 여실히 보이더군요. 성적이 자기 마음만큼 나오지 않아서 그런 건지, 6월정도
되니까 지쳐서 그런 건지 알지 못하니 답답하기도 한데 괜히 물어봐서 아이 마음만 뒤숭숭하게 만들까봐 일단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말로만 듣던 고3 슬럼프에 선배엄마들은 어떻게 대처했는지 물어보고 싶네요.
김 아닌 아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슬럼프를 거쳐요. 직접 겪는 아이들도 힘들겠지만 그걸 지켜보는 부모 마음도 말이 아니죠.
이 맞아요. 딸아이가 자기 뜻대로 공부가 안되니까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우는데 보는 저도 울고 싶더라고요.
최 고3때는 아이들이 밖에서 놀거나 감정을 분출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니까 더 우울해하는 거 같아요.
김 동감해요. 그래서 저는 풀 때는 딱 풀어줬어요. 아들이 농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렇게 좋아하는 운동할 시간이 많이 없으니까 괜히 짜증부리는 것 같아 독서실에서 집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딱 1시간을 풀어줬어요. 그러면 자기랑 같이 몰려다니는 친구들끼리 1시간 동안 실컷 운동하고 오는데 집에 돌아온 아들 얼굴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 아들은 운동이라도 하지 딸들은 운동도 싫어해요. 대신 먹을 걸 좀 챙겨줘 보세요. 좀 단 걸로요. 살찐다고 뭐라 하면서도 케이크나 마카롱같이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걸주면 좀 풀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최 엄마가 딱 붙잡고 차근차근 얘기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것도 방법이에요. 아무래도 엄마가 제일 말하기 편한 상대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니 힘든 점, 답답한 점 다 얘기하고 차라리 후련하게 우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우리 딸도 서럽게 울더니 울고 나서는 헤헤 하고 웃더라고요.
김 그럴 수도 있겠네요. 6월 모평은 애들이 겁을 많이 먹고 보는 시험이에요.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에서 하는 시험이니 중요하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텐데 기대치만큼 점수가 안 나오면 ‘나는 망했다’ 이 생각부터 할 수 있어요. 그러니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게 엄마가 옆에서 용기를 주고 다독여주는 게 중요해요.
이 맞아요. 괜히 아이 맘 다칠까봐 가만히만 계시지 말고 일단 한 번 말을 걸어주세요. 아이가 뭐 때문에 가장 힘든지 아는 게 중요하잖아요. 원인을 알아야 치료도 할 수 있듯이 뭐가 제일 걱정인지 물어보고 그거에 대해 엄마 나름대로 의견을 얘기해주면 다시 기운 내는 게 자식이에요.
최 6월은 되게 중요한 시기에요. 날도 더워지니 쉽게 지치고 고3 초기의 패기가 꺾일 무렵이거든요. 근데 수능은 장기전이잖아요. 11월이 되려면 아직 한참 남았는데 힘낼 수 있도록 늘 웃는 얼굴로 응원해주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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