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퇴행성 질환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형외과 영역에 있어서 고연령 수술의 기준이 과거 65세에서 75세로 옮겨가야 할 정도로 노인성 퇴행성 질환이 늘었습니다. 노인성 질환 중 어느 정도 걷다가 쪼그려 앉아 쉬어가고 쉬어 가고를 반복하게 되는 것을 파행이라고 하는데 이런 파행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인 요추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주로 허리디스크가 30~40대에 발생한다면 요추 척추관 협착증은 60~70대 이후에 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허리병으로, 원인은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져서 신경이 눌리는 병입니다. 허리 디스크가 젤리와 같은 디스크 물질이 신경을 누르는데 반하여, 척추관 협착증은 인대, 뼈, 관절 등이 비대해지거나 자라나와 척추관을 좁혀 신경을 누르게 되는 것입니다. 증세는 다리가 저리고 당기기 때문에 무조건 디스크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지만 협착증과 디스크는 발생 연령과 증상 양상이 다릅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디스크보다는 발병연령이 더 높습니다. 또 증상은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요추신경이 눌려 다리가 저리고 보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이 비슷하지만 허리 디스크는 급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척추관 협착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척추관 협착증의 특징적인 증상으로 간헐적 파행이 있습니다. 이것은 허리 디스크의 증상과 구별되는 것으로 앉아 있을 때는 괜찮은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앉아 쉬었다가 다시 걸어야 하는 보행 장애 증상을 말합니다.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병명도 생소하고 어려워 상당히 걱정하게 되지만, 허리디스크와 마찬가지로 척추관 협착증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수술까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일단 물리치료와 약물 치료, 운동처방 등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런 방법으로 약 50%의 환자에서는 수술하지 않고 증상의 호전을 가져옵니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된다고 해서 좁아진 척추관이 다시 넓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재발의 가능성은 항상 있게 됩니다. 수술적 치료는 지속적인 허리와 다리의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따르고 2~3개월 동안 앞서 말한 비수술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입니다. 또한 하지 마비증상이 빠르게 진행되어 나타나거나 대소변 기능 장애가 나타난 경우에는 처음부터 수술적 치료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대표적으로 감압술이 있는데, 좁아진 신경관을 넓혀주는 수술입니다. 미세 현미경을 이용한 경우 약 3㎝의 절개로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요통이 심한 분들이나 협착이 여러 곳에 심하게 온 분은 감압술과 함께 유합술이 필요할 수도 있으며, 유합술은 말 그대로 낡고 병든 마디를 붙이는 수술로, 척추 유합술이란 위, 아래 척추 뼈 사이에 뼈 이식을 하여 두 개의 뼈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남아있는 요추의 다른 분절과 골반 엉덩이 관절의 보상기능으로 척추 한 두 마디를 굳히더라도 허리의 움직임이 가능하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요통에 좋은 운동은 허리 근력 강화 운동, 스트레칭이나 수영 등이 도움이 되며, 장시간 한 자세로 있거나 쪼그려 앉아서 일하는 것은 피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