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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독립유공자와 후손 제대로 보살펴야

최근 개봉한 영화 ‘암살’의 인기가 대단하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1일 현재 932만9천여명으로 이번 주말에는 1천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영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제강점기가 끝난 지 7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청산되지 못한 역사,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 득세하는 현실에서, 민족배신자에 대한 통쾌한 단죄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암살’의 메시지는 민족과 국가와 역사 앞에 큰 죄를 지었음에도 뻔뻔하게 이 땅에서 대대손손 잘 먹고 잘 사는 대역죄인과 역사의 유령들을 단호하게 지워버려야 한다는 것이어서 우리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다.

그러나 이는 영화 속 이야기일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친일파와 그 후손들은 정치계, 경제계, 학계, 문화계 곳곳에서 실세로 활동하고 있다. 1948년 9월, 일제강점기 때 반민족적 행위를 했던 친일 민족 반역자를 처벌하기 위해 ‘반민족 행위 처벌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국회의원 10명으로 반민특위가 구성됐다. 그러나 반민특위는 이승만과 친일파들의 끈질긴 방해활동으로 이듬해 8월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해산되고 말았다. 이와 반대로 프랑스는 3년여의 나치치하에서 해방된 후 나치협력자 15만 8천여 명에게 유죄판결을 내렸으며 그중 1만여명을 사형시켰다. 프랑스의 민족정기가 살아있는 이유다.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가해자인 일본으로부터 사과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아직도 득세하는 친일파들의 망언도 좌시하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망언은 박근혜 대통령 친동생인 박근령씨의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다. 일왕을 ‘천황폐하’라고 호칭하면서 ‘일본에 대해 위안부 문제 사과를 계속 요구하는 건 부당하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발하는 건 내정간섭’이라고 했다. 참담하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회자되는 우리 현실을 돌아보면 더 그렇다. 실제로 독립유공자나 후손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심각하다. 한국일보의 광복회 회원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개인소득은 100~200만원 43%, 50만원~100만원 20.9%, 50만원 미만 10.3%였다. 이래서야 누가 국가 위난 시 목숨을 바칠 것인가? 오는 15일 수원시민들이 잊혀졌던 독립투사 임면수 선생의 동상을 시청 앞에 건립한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그렇다. 국가가 제대로 하지 못하면 지자체, 시민들이라도 나서서 독립투사 헌양사업을 펼치고 당사자와 후손들을 보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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