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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연

이 더러운 세상, 하며 포기할 줄 알았지

너는 배신자야 라며 잊어줄 줄 알았지



밥 먹고 한 판 더 붙자



봐라,

먹는다아



- 시집 ‘꽃벼랑’(책만든는집, 2015)에서

 

 

 

공력이 뛰어난 시조시인의 작품입니다. 시조하면 선인들의 풍류 정도로 배웠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죽은 장르라 여기기 십상입니다. 이 시조 한 수는 어떤가요. 요즘 젊은 시인들의 구구한 토로에서는 찾을 수 없는 반전이 자리하고 있네요. 밥이 삶의 근원임을 다시금 새기게 하는 이 쓸쓸한 파토스(pathos)! 세상은 협잡과 배신으로 얼룩져있습니다. 대거리할 힘도 남아나지 않게 모질게 밀어붙여 밖으로만 밖으로만 내몰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연이은 참사와 비극 뒤에는 포기와 망각의 그늘이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기 좋게 밥 한 술 뜨고 다시 한 판 붙을 용기를 무엇으로 내야 할까요. 우리 곁에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 사람이 있어요!”

/이민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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