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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질환 없는 세상 위해’… 편백나무로 친환경제품 ‘뚝딱뚝딱’

조카들 위한 장난감 만들어줬더니 주위서 판매 권유… 사업 시작
생산라인 중증장애인 4명 고용 “비장애인의 90%까지 숙련 만족”
키즈카페 등서 모래 대용 ‘편백나무 큐브칩’ 매출 증대 효자상품

 

경기신문 연중기획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 NATURE & PEOPLE

아토피를 비롯한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사회적 관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요즘, 유해물질이 들어가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있다. 목침, 도마, 장난감, 큐브칩(편백나무 알갱이) 등 나무로 만들 수 있는 각종 생활소품과 아이들 장난감을 편백나무를 이용, 제작·판매하고 있는 ‘NATURE & PEOPLE’의 목표는 ‘환경질환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제품의 99%를 편백나무로만 제작하고 있는 ‘NATURE & PEOPLE’ 배준상(34) 대표는 “편백나무를 주재료로 선택한 이유는 아토피에 좋은 나무기도 하지만 나무 자체가 부드럽기 때문이다”며 “가시를 만져도 살에 박히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무른나무에 속해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만들기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NATURE & PEOPLE’은 아이들 장난감을 만드는 것에서 부터 시작됐다.

인테리어 업계에서 근무하던 배 대표는 공룡을 좋아하던 조카들에 자주 플라스틱 장난감을 사주곤 했는데 하필 당시 사준 장난감이 언론 보도를 통해 유해물질이 무척 많이 함유된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큰 충격을 받은 배 대표는 평소 목공을 취미로 하고 있던 터라 조카들에게 직접 장난감을 만들어 주기로 결심했고 편백나무를 이용, 첫번째 장난감을 조카들에게 만들어 줬으며 이를 본 주위분들이 판매를 권유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던 것이다.

더욱이 배 대표는 20대 초부터 중증장애인들에게 인라인스케이트 교습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었는데 사업이 커지면서 이들을 고용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배 대표는 “자신의 나이를 가르쳐 주는데도 1년이 걸려 항상 제 나이를 말하지 못할 정도로 모두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친구들이지만 단순한 나무 작업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며 “교육을 위해선 일반인에 비해 시간을 더 투자해야 되지만 지금은 개인차에도 불구하고 잘하는 친구는 비장애인의 90%까지 숙련된다”고 만족감을 밝혔다.

지금 ‘NATURE & PEOPLE’에서는 생산라인에 장애인 4명과 비장애인 1명을 배치한 상태다.

그는 특히 “한 친구는 일이 너무 하고 싶어 10번이 넘게 취직을 시도했지만 모두 탈락한 상태로 이곳에 왔는데 일을 하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해 2천만원을 들여 그 친구의 신체에 맞는 기계를 제작해 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며 “그 친구들이 장기간 일을 하게 되면 정부지원금 등으로 인해 오히려 이득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 장애인들이 만드는 제품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편백나무 큐브칩이 ‘NATURE & PEOPLE’의 가장 효자 상품이다.

목침과 함께 매출을 이끌어 왔으나 올해의 경우 목침 매출이 다소 줄면서 편백나무 큐브칩이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백나무 큐브칩은 키즈 카페나 공동 육아방 등에서 아이들이 모래를 대신해 사용하는 것으로 어떤 세균이 있을지 모르는 모래에서 놀던 아이들이 편백나무 큐브칩을 가지고 놀게 되면서 부모님들도 크게 안심하고 있어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편백나무가 유명 TV예능프로그램에 2차례 가량 소개돼 소비자들의 인식도 올라간데다 최근에 발생한 메르스 사태로 집에 있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도 매출 증대의 한 요소가 됐다.

 

 

 

 

 


이 처럼 점차 발전해나가고 있는 ‘NATURE & PEOPLE’이지만 지난 2013년 개인사업자로 무작정 사업을 시작할 때는 정말 막막했었다고 배 대표는 회상했다.

그는 “사업 준비에만 2년이란 시간이 걸렸는데 막상 사업을 벌이고 나니 만족스럽지 않은 매출에 실망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발품을 팔면서 계속적으로 판로를 개척하고 거기에 입소문이 나다보니 2년동안 많이 성장하게 된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당시 배 대표가 힘들어 했던 것은 이 뿐이 아니었다.

배 대표는 “당시 중증장애인들을 한 가지 작업에 익숙해지게 훈련하는 과정이 상당히 오래 걸리는데다 중간 중간 일이 없는 경우 다른 작업을 시키는 것도 곤란한 상황이었다”며 “제재나 벌목을 하지 않는 시즌이 한달 이상 되기도 해 이 친구들에게 일의 연속성을 만들어 주는 것이 당시는 물론 지금도 힘든 부분이다”고 털어놨다.

또한 배 대표는 “사회적기업 지원 예산이 세금이다보니 투명해야 한다는데는 공감하지만 사용처가 너무 한정적이다”며 “이해는 하지만 풀어줄 거면 풀던지 일반 기업처럼 취급하던지 해야지 지금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예산 지원 시 제출해야 하는 재무재표 등과 같은 서류 준비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일정이 짜여졌으면 좋겠다”며 “7월에 공모를 해야 하는데 1월부터 6월까지 재무재표를 달라고 하면 사회적기업들의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서류 제출이 힘든 상황이다”고 개선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장애인들도 사회생활 하는 세상 만들기 보탬 되고 싶다”

배 준 상 대표

내 제품이 아토피 질환 없애주길 기대

장애인들 현실적인 직업교육 받아야

고용 성공사례 만들도록 힘 기울일 것

“제 생각으로는 편백나무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거의 모두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통해 아이들이 아토피 같은 환경성 질환을 앓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네요.”

자신도 어릴 적 아토피를 앓았던 ‘NATURE & PEOPLE’ 배준상(34) 대표는 아이들이 자라나기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는 “저도 아토피를 경험해 봤는데 수시로 병원을 다녀야 하고 음식까지 조심해서 먹어야 하는 정말 힘든 질병이다”며 “제가 만드는 제품들이 아이들의 고통을 없애주길 바라고 있다”고 조심히 포부를 밝혔다.

배 대표는 또한 장애인들이 능력에 맞는 교육을 받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도록 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금의 정부 정책은 교육만 하면 모든게 해결될 것처럼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예를 들어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장애인들이 커피숍에 근무하게 되더라도 아직까지 그곳을 찾아갈 우리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은 1년간 교육을 받고 나면 다시 실업자 신세가 되는데 목공예처럼 현실에 맞는 직업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목공은 장애인들도 충분히 비장애인과 비슷한 수준까지 훈련이 가능하며 자신들의 능력에 맞는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배 대표는 ‘NATURE & PEOPLE’ 생산라인에 4명의 중증장애인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들을 관리하고 위험한 작업을 맡을 수 있는 비장애인 1명을 배치하고 있다.

이런 배 대표의 생각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에 대한 일침도 잊지 았았다.

배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기업을 정부지원만을 바라보고 운영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속마음으로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운영해 보라고 하고 싶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장애인을 고용해 정부지원을 받는 그런 기업이 아니며 지금 고용한 장애인들은 평생 저와 함께 할 친구들이다”며 “많은 장애인을 고용할 상황은 아니지만 장애인들게 맞는 기계 개조 등 지원을 통해 ‘중증장애인도 조금만 도와주면 가능하구나’라는 성공사례를 만들도록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NATURE & PEOPLE’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게 되면 장애인 2명을 고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배 대표는 이런 노력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때문에 조만간 김포 공장으로 이전을 할 계획이며 넓어진 작업공간과 재료 보관공간이 확보되면 가구와 같이 부피가 큰 제품 생산에도 인력과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배 대표는 “정부에서 진행하는 장애인 대상 직업 교육이 보다 현실적이었으면 좋겠다”면서 “바리스타 교육이 인기가 있으면 마치 유행처럼 전국에서 진행하는 교육이 아니라 보다 현장의 목소리가 담겨져 있는 교육과 교육 이후의 장애인들의 취업까지 고려되는 직업 교육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을 마쳤다.

이어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세상을, 장애인들도 똑같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작은 힘이지만 보태고 싶다”며 “우리 ‘NATURE & PEOPLE’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을 보는 것도 큰 보람 중 하나다”고 덧붙였다.

/양규원기자 y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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