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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등골 휘게하는 할로윈축제 ‘씁쓸’

자녀 사달라는 가면·의상비용
수십만원대 ‘고가경쟁’ 다반사
“테마파크 등 반짝상술이 부추켜
무분별 외국축제 길들여져” 지적

수원에 사는 가정주부 최모(42)씨는 하나밖에 없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로부터 “친구집에서 열리는 할로윈축제 때 입고 갈 복장과 가면을 사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들었다. “그까짓거 뭐”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최씨가 아들이 점찍어 둔 물건을 인터넷상으로 확인해 본 결과 가면 가격만 무려 6만원. 거기다 복장까지 맞추니 무려 이십여만원. 결국 아이 기 죽을까 남편과 생활비를 좀 더 아끼자며 20여만원을 결제했지만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빼빼로데이 등 온갖 데이로 학부모들이 경제적 부담을 하소연하고 있는 가운데 할로윈데이(10월31일) 등 무분별한 외국축제의 범람이 집안 갈등으로 번지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주택 마련과 사교육비 부담 등으로 1명의 자녀만 낳아 기르는 추세가 보편화되면서 하나밖에 없는 자녀들의 요구를 묵살할 수만도 없어 가뜩이나 빠듯한 살림에 한국 정서와 맞지도 않은 각종 축제들이 가정형편에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목소리다.

실제 할로윈데이 의상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인터넷사이트에는 몇천원짜리 부담없는 장식도구부터 1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의 물건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어 하루 반짝 외국축제를 즐기기 위해 필요 이상의 경비를 들이는 사회분위기 조성이 문제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없이 할로윈축제의 의미도 제대로 모른채 단순히 ‘놀고 먹자’는 식으로 외국의 풍습을 받아들이고 따라하는 세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한 학부모는 “유명 테마파크와 이벤트 업체 등이 매출을 위해 하루짜리 반짝 행사에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오히려 학부모들만 고통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라며 “해마다 아이들과 입씨름하는 것도 지치고, 뭔가 해법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중학교 교사 권모씨는 “요즘 아이들이 단오, 한식, 추석과 같은 우리 고유의 명절은 제대로 모른체 외국에서 들어온 할로윈축제, 밸런타인데이 등등 돈만 쓰고 놀고 즐기는 축제에 길들여져 있어 안타깝다”며 “학교, 가정에서 좀 더 신경써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의식을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기자 mul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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