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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지락꼼지락 함께 만들어요”손재주 아까운 아기엄마들 장롱 속 자격증에 날개달다

경기신문 연중기획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꼼질공방협동조합

 

 

취미 공유하게 된 아기엄마들 동아리 구성
2013년 협동조합 설립…2년만에 마을기업 선정
구리평생학습축제 참여 등 강좌 커리큘럼 발전
내년 봄부터 ‘아이 옷 DIY제품’ 판매 돌입

“우리 마을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하자” 한마음
액세서리 제작 등 재능기부로 사회공헌서비스


운전면허를 딴 후 오랫동안 운전을 하지 않은 사람의 면허증을 우리는 흔히 ‘장롱면허’라고 부른다. 면허증은 취득했으나 사용을 하지 않으니 장롱 속 깊숙이 넣어둬 쓸모가 없어졌음을 속되게 표현하는 것. 비단 이는 운전면허증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사회복지사·보육교사·오카리나·바리스타 등 다양한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결혼 후 아기를 낳고 키우다보니 값진 자격증을 장롱 속 깊숙히 넣어두는 ‘엄마’들이 많다. 장롱 속 자격증을 밖으로 꺼내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는 엄마들이 모인 마을기업이 있다. 바로 구리시 응달말로 51에 위치한 마을기업 ‘꼼질공방협동조합(대표 김숙경)’이다.

◆ 문화센터 내 취미동아리에서 협동조합으로, 2년만에 마을기업으로 성장

지난 2011년 구리시에 위치한 한 장난감도서관에서 서로 취미를 공유하게 된 아기엄마들은 ‘리본풍경’이란 동아리를 구성했다.

헤어핀·머리띠 등 리본공예가 취미인 아기엄마, 아기의 아토피를 치료하고자 천연재료에 관심을 갖게 된 아기엄마 등 각자 다른 분야의 재능을 가진 ‘엄마’들이 함께 했다.

“결혼 전 규방공예 일을 했기때문에 아기를 낳고도 홈패션, 생활용품 같은 것을 만드는데 관심이 많았다. 취미생활로 혼자 만들다 비슷한 취미를 가지고 재능을 가진 엄마들을 만나서 공방을 만들게 됐다”고 김숙경 대표는 협동조합의 설립계기를 설명했다.

지난 2013년 5월, 취미동아리에서 한단계 발전해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협동조합 출자금은 1인당 최소 5만원으로 시작했다.

‘꼼지락꼼지락’ 손으로 만든다는 의미에서 공방 이름을 따 ‘꼼질공방’이란 협동조합명도 만들었다.

그렇게 모인 6명의 아기엄마들이 협동조합 구성 2년만인 올해 6월, 또 한번 일을 냈다(?).

행정자치부 지정 마을기업에 선정된 것.

4~5년간 취미동아리와 협동조합의 활동으로 구리시 평생학습축제, 주민센터 및 문화센터 강좌 등에 참여하던 내공이 쌓여 강좌 커리큘럼을 구성할만큼 발전한 결과다.

꼼질공방협동조합은 마을기업 신청을 위해 준비한 사업명으로 ‘장롱속에 자격증의 날개를, 꼼질공방’을 내걸었다.

육아와 살림을 병행하느라 소중한 자격증이 빛 한번 보지못하고 잠들어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껴서다.

꼼질공방 조합원 또한 바리스타,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오카리나 강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와 같은 아기엄마들이 많다. 배우고 싶은 욕심에 자격증을 취득하지만 막상 활용하기엔 현실이 녹록치 않기때문”이라며 “단순히 강좌를 하기위한 공방이 아닌 우리 같은 아기엄마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공방이 될 것”이라고 마을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제10회 구리평생학습축제(Lifelong learning Festival)에 참가, 액세서리 제작과 천연제품 사용 캠페인을 위한 홍보체험부스를 열었다.

꼼질공방은 사회공헌서비스 또한 재능기부형식으로 진행했다.

지난달 열린 구리시 인창동 마을축제에서 아이들을 위한 ‘비즈팔찌’와 ‘리본 머리띠’ 부스를 열고 약 200여명의 아이들과 함께 제작했다.

“꼼질공방협동조합에서 한단계 발전해 마을기업으로 선정된만큼 우리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일반적인 사회공헌서비스보다 꼼질공방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았고 우리 마을 아이들에게 먼저 좋은 선물을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꼼질공방은 앞으로도 사회공헌차원에서 정기적으로 마을축제에 참가해 다양한 천연제품, 액세서리 등을 많은 아이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 꼼질공방만의 계절별·연령대별 아이 옷, DIY 제품 제작 돌입

“각자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펼쳐놓다보니 강좌를 어떻게 구성해야할지 막막했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의 컨설팅을 받고 우리가 중점을 둬야할 부분들을 짚어줘 마을기업까지 도전해볼 수 있었다.”

김숙경 대표는 마을기업을 도전하기 위해 용기가 필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취미동아리와 협동조합을 구성할 때 마음가짐은 분명했지만 실제 기업으로 발전하기위해선 정리를 해야할 것도, 배워야할 것도 많았다.

마을기업 신청 전에는 주변 지인들을 통해 공방에서 만들어낸 생활용품을 조금씩 판매했지만 이렇다할 수익은 거의 없었다.

직접 재료를 구입해 제작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지만 막상 판매할 때는 제대로 된 공임비를 받지 못해서다.

“자신의 아기를 위해 물건을 만들면서 수공예를 시작한 엄마들이기 때문에 옷 하나를 만들어도 좋은 원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한달에 40~50개씩 판매되는 상품이 있어도 수익은 나지 않았다”고 김 대표는 당시 공방의 상황을 회상했다.

꼼질공방은 이에 대한 대안책으로 꼼질공방만의 ‘DIY(Do It Yourself)제품’을 직접 제작하게 된다.

좋은 원단을 이용해 샘플링하고 연령대에 맞춰 사이즈를 구분해 아이 옷을 만들 수 있는 DIY제품을 구성한 것.

이르면 내년 봄부터 ‘아이 옷 DIY제품’ 판매에 들어간다.

현재는 다양한 패턴들을 이용한 표준화된 제품을 위해 샘플링 수정단계에 있다.

첫 돌이 지나 15개월 된 아기부터 7세 유치원생까지 연령대별로 제품이 제작되고 계절별로 나눠 구성한다.

아이 옷 외에도 천연생리대, 신생아용품, 냄비장갑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DIY제품으로 제작·판매한다.

김 대표는 “DIY제품을 사서 혼자 만들다 포기하는 분들이 많다. 꼼질공방의 ‘언니네 공방카페’에 찾아와 함께 얘기를 나누며 만들고 완성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방으로 발걸음 할 수 있게끔 공방내에 조그만 카페도 운영한다.

제품 하나를 만드는데 드는 시간이 보통 2~3시간 이상 소요되다보니 언니네 공방카페는 단순 ‘공방’형태가 아닌 ‘공방카페’ 공간을 구성했다.

/이슬하기자 rachel@



 

“취미 살릴 수 있는 ‘언니네 공방카페’로 편히 오세요… 육아상담은 덤”

김 숙 경 대표
오카리나 강사 자격증 과정 등 다양
천연제품·리본공예 꾸준한 인기몰이
최종목표는 주부 일자리 허브공간


꼼질공방협동조합의 공방카페명은 ‘언니네 공방카페’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조합원들이 평균 2~3명의 아이를 출산해서 대부분 다산이다. 공방카페이름을 정할 때 예비·초보엄마들이 (다산인) 동네언니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김숙경 대표는 예비엄마 또는 초보엄마들에게 공예는 물론 육아의 조언자역할도 하고싶다고 강조했다.

집에서 혼자 외롭게 시간을 보내는 예비엄마, 아기를 홀로 돌보며 육아스트레스를 겪는 초보엄마들이 동네 친한언니를 찾아오듯 편하게 공방을 들리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특히 산후우울증, 육아우울증 등을 극복하는 공간이 되고 아기엄마가 아닌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엄마강사들의 일자리 허브가 되기 위함이다.

아기엄마들이 언니네공방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산하고 지속적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

꼼질공방협동조합 김 대표의 최종 목표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일답.

- 꼼질공방의 강좌 및 주력상품은.

강좌는 ▲생활용품을 만드는 홈패션 ▲아이옷과 엄마옷을 만드는 양재 ▲배냇저고리 등 신생아용품을 만드는 태교바느질 ▲비누, 방향제, 향초 등 천연제품 ▲머리띠, 헤어핀 등 리본공예 ▲오카리나 강사자격증 과정 등이다.

특히 오카리나 강사 자격증(한국음악강사협회) 과정은 실제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를 하고 있는 조합원이 직접 강의한다.

2개월 과정의 오카리나 방과후 3급 지도자 강좌 수강 후에는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다.

원데이 클래스로 구성된 천연제품, 리본공예 등 2가지 과정은 강좌 당일 바로 석고방향제, 아로마향초, 천연비누, 천연화장품, 오가닉 베이비 리본, 배씨 머리띠, 면사포 머리띠 등 완성품을 가져갈 수 있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야심차게 준비한 태교바느질 정규과정은 임산부에게 태교와 취미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구성해 배냇저고리부터 발싸개, 신생아 모자, 손싸개 등 태어날 아기를 위한 소중한 선물을 준비할 수 있는 과정이다.


 

 

 


- 단·장기적 목표는.

단기적으론 현재 언니네공방카페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다.

다양한 강좌와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싶다.

장기적 목표는 마을기업을 신청했던 취지와 같다. 전문직을 제외한 많은 주부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집에서 혼자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능력이 있는 여성들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허브공간이 되고 싶다.

실제 퀼트, 십자수, 손바느질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가지고 있는 주부들이 많지만 취미생활에 그칠 뿐 생산적활동으로 연계를 하긴 쉽지 않다.

개인이 공방을 차리거나 제품을 제작해 판매해야해서다.

또한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전문 자격증을 취득해도 (육아와 병행하기에) 실제 정해진 근무시간을 지키기 힘들고 경력이 없어 취업 또한 어려운 현실이다.

경력단절여성들의 장롱 속에 잠들어있는 자격증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공방’이 최종목표다.



- 마을기업으로서 정부나 지자체에 바라는 점.

개선되기 쉽진 않겠지만 마을기업 신청부터 선정 이후에도 제출해야할 서류가 많다.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지만 실제 살림과 공예만을 해왔던 주부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어서 서류제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홈패션이나 양재를 위해 동대문에서 재료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장 상인들의 경우 카드보다는 현금을 선호한다.

현금을 지불하고 나면 사업자등록증, 통장사본, 세금계산서 등 챙겨야할 서류가 많은데 다 받기가 쉽지않다.

현실에 맞게 절차가 조금 간소화되길 바란다.

/이슬하기자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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