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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유산 12건 보유… 자긍심 필요”

남한산성, 과학적으로 쌓은 산성
‘치욕의 현장’ 표현에 신중해야
유산 등재후 관광객 몰려들어
유산 보존위한 관광계획 필요

 

이혜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아시아 1호’ 자문위 대표위원

“세계유산은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가치있는 유산입니다. 우리가 가진 유산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아끼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시아권에서 최초로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자문위원회 대표위원으로 선출된 이혜은 동국대학교 교수<사진>는 세계유산의 가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이 교수를 지난 11일 동국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났다.

이코모스는 전 세계의 문화유산 전문가들이 자원해 구성한 국제 비정부기구(NGO) 단체로, 유네스코의 공식 자문기구다.

이코모스는 전 세계 문화유산의 보전을 목적으로 활동하며 각 나라에서 제출한 세계유산 후보에 대한 평가, 등재여부를 위한 권고안 제출, 등재된 유산의 모니터링 실사 및 기술지원을 돕는다.

“세계유산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예요. 전 세계에서 봤을 때 가장 탁월하고 유일한 유산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에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 12건의 세계유산 중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조선왕릉,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 남한산성, 백제역사유적지구 등 11개의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본 이 교수는 남한산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남한산성은 수도로서의 공간구성인 행궁과 함께 좌묘우사(左廟右社·궁궐의 왼쪽에는 종묘를 짓고, 오른쪽에는 사직단을 건설)를 갖춰 유사시 수도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건설, 성곽은 시대에 따른 무기의 발달에 따라 과학적으로 쌓은 가치있는 유산”이라며 “이러한 유산을 인조가 항복했다는 이유로 ‘치욕의 현장’ 이라 표현한 것을 본적이 있는데, 유산을 대하는 태도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세계유산 등재 이후 보존과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양동마을과 하회마을은 등재 이후 몰려드는 관광객들 때문에 주민들이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적이 있다. 몇 백년 역사 속에서 전통을 지키며 살아온 유산의 가치를 훼손하게 된 것”이라며 “유산의 보존에 있어 체계적인 관광계획을 세워 유산의 진정성을 해치는 행위나 요소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05년 이코모스 집행위원으로 시작해 10여 년 만에 이코모스 대표 자문위원으로 선출된 그는 “아시아권에서 처음 선출된 만큼 아직 국가위원회를 만들지 않은 아시아권 나라들에 힘을 보태고 싶다. 더불어 각 국가위원회와 좀 더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외국의 유적지는 민소매나 짧은 바지, 슬리퍼를 신고 못 들어가게 하는 경우가 있다. 스스로 문화재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라며 “우리도 우리 유산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고품격 관광자원으로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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