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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군 국가지질공원을 가다

 

지난해 말, 연천군과 포천시의 한탄·임진강 일대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인증받은 한탄·임진강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뛰어난 지역으로서 교육, 관광 등에 활용하기 위해 자연공원법에 따라 환경부 장관이 인증한 공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지질공원을 비롯, 한탄·임진강 지질공원까지 모두 7개의 지질공원이 운영되고 있다.이에 수도권 유일의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정받은 연천군의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이유와 지질명소에 대해 살펴봤다.

연천군과 포천시 한탄·임진강 일대
수도권 유일 국가지질공원 인증받아

연천 10개소의 지질명소 활용가치 커
19억년전부터 형성된 지질역사 간직

재인폭포 18m 주상절리 절벽 장관
차탄천 주장절리, 트레일 코스로 각광
농촌마을·역사 등 결합해 차별화 나서

 

 

 

 


■ 세계지질학계가 주목하는 연천

연천 지질공원에 위치한 총 10개소의 지질명소는 각양각색의 지질학적 역사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경관이 아름다워 교육적 가치뿐 아니라 관광명소로서의 활용가치가 크다.

연천에는 약 19억년 전에 형성된 변성암부터 약 50~12만년 전 용암이 흘러와 만들어진 현무암까지 암석의 종류가 30여가지를 상회한다. 이는 그만큼 많고 복잡한 지질의 역사가 있었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눈에 독특하게 보이는 것은 수직 절벽을 이루는 한탄강 협곡과 전곡 일대의 평탄한 대지다. 철원과 연천에서만 볼 수 있는 이 지형은 신생대 4기인 약 50~12만년 전 오리산(강원도 평강군) 화구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철원의 낮은 지대를 메우고 옛 한탄강을 따라 포천~연천을 지나면서 만들어졌다. 포천을 지나온 이 용암은 이후 한탄강을 따라 고문리~통현리~전곡리~은대리 일대 약 30m 두께로 덮여 굳어졌고, 그렇게 평탄한 용암대지가 생성됐다.

또 연천에는 한반도의 뼈대가 생겨난 흔적이 암석으로 남아있다. 약 2억5천만년 전, 당시 지구는 여러개의 대륙으로 이뤄져 있었고, 대륙이 이동하면서 하나의 거대한 초대륙(판게아)으로 합쳐진 상태였다. 그러던 중 따로 떨어져 있던 북중국과 남중국이 충돌하고, 가장자리에 있던 땅도 충돌하면서 한반도의 뼈대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러한 흔적이 임진강 습곡대에 남아있다. 이렇게 연천군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오늘날 한반도의 모습을 갖추게 된 역사를 확인할 수 있어 세계지질학계가 주목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 빼놓을 수 없는 연천의 지질명소

연천의 지질명소에는 10개소가 있다. 그 중 한탄강 제일의 비경으로 손꼽히는 재인폭포는 약 18m 높이의 주상절리 절벽에서 떨어져 장관을 이룬다. 특히 이곳에는 천연기념물인 어름치와 멸종위기종인 분홍장구채 등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어 연천군의 지질교육 및 체험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재인폭포 바로 인근에 위치한 백의리층은 20여m로 두텁게 쌓인 고문리 현무암 주상절리 아래에 있는 자갈 모래층을 일컫는다. 50만년 전 한탄강 일대에 처음 용암이 분출되기 전 옛 한탄강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한 이 백의리층은 연천 청산면의 백의리라고 하는 곳에서 처음 발견돼 명명됐다. 현재 이 백의리층은 50만년이 지난 지금에도 암석으로 굳어지지 않은 채 남아있다.

이 백의리층에서 한탄강 하류쪽으로 4㎞가량 내려오면 한탄강과 영평천이 만나는 아우라지에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베개용암이 자리한다. 용암은 흐르면서 물을 만날 경우 표면이 급격히 식으면서 굳어지고, 밀려오는 용암은 이 굳어진 표면을 계속해서 뚫고 나간다. 이 베개용암은 그 모양이 베개모양으로 둥글게 생겼다고 해서 베개용암이라고 불린다. 보통 해저의 바다에서 많이 나타나 쉽게 볼 수 없는 이 지형은 하천에 있고, 모양이 뚜렷해 쉽게 관찰할 수 있어 해마다 많은 학자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베개용암에서 다시 한탄강 하류로 1㎞를 가면 한탄강 건너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를 만날 수 있다. 좌상바위로 불리는 이곳은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던 중생대 말인 백악기시대에 형성된 장탄리 현무암이다. 이 주변에는 같은 시대의 응회암층과 신생대 4기의 현무암 그리고 하천 바닥에 고생대 미산층이 함께 관찰돼 함께 야외 지질체험 학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좌상바위에서 서남쪽으로 5㎞를 가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곡리 구석기 유적이 있다. 이 전곡리 유적의 토층은 토층 단면에 나타나는 토양쐐기의 모양 등을 통해 신생대 4기 기후와 동아시아 지역의 기후변동을 연구하는 데 좋은 자료로 활용된다.

동막골 계곡에 위치한 동막리 응회암 역시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응회암 노두를 잘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시원한 계곡과 함께 자연을 관찰할 수 있는 좋은 지질명소로 꼽힌다.

이밖에도 한탄강의 지류인 차탄천에 위치한 주상절리는 전곡읍 은대리성까지 9.9㎞가 연천 지질공원의 대표적인 트레일 코스로 개발돼있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더욱이 여기에는 용이 승천했다고 알려진 작은 소가 있어 장관을 이룬다.

 



■ 지질공원 활성화에 힘 보태는 지역주민들

이처럼 연천군 일대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으면서 지역주민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지질공원 인증은 지질학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생태, 역사, 문화, 고고 등의 자원이 풍부한 곳으로서 지역주민이 그 가치를 알고 활용해 궁극적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연천군은 국가지질공원 인증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지역의 가치를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군정활동을 펼쳤다.

그리고 그 결과, 지역주민들 역시 지역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

먼저 연천 10여개소의 농촌체험마을은 기존 농촌체험에 지질 및 역사문화에 대한 교육·체험요소를 추가해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마을을 만들었다. 그 중 적극적으로 활동한 마을은 지질마을로 선정된 청산면 궁평리의 푸르내 마을과 연천읍 고문리의 가사평 마을이다.

푸르내 마을의 경우에는 지질요소를 끌어들여 건물을 치장하고 모든 프로그램에 지질요소를 가미해 연천군만의 가치를 알리고 있으며, 가사평 마을의 경우에는 주민 각자가 논과 밭에서 뒹굴던 현무암을 모아 돌담을 쌓고, 버려진 연못 터에 연꽃을 심어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주민들이 십시일반 각출해 법인회사를 차리고, 이 지역의 농특산물로 만든 도시락사업과 카약 및 카누 대여사업 등을 통해 한탄강을 이용하는 데 주민들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와 같은 일련의 사업을 통해 지역주민들은 지역에 대한 가치를 재인식하고, 강한 애착심과 자긍심을 갖게 된 데 이어 지질공원 활성화에 큰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군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우리나라 최고의 지질관광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여기에 힘입어 유네스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인증 추진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연천=김항수기자 hangsoo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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