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조사를 받던 현직 경찰관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31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5시 26분쯤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옆 정자에서 화성동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56) 경위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같은 지구대 팀장이 발견했다.
A경위는 이날 오전 4시 10분쯤 부인에게 “운동을 하러 나갔다 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하지만 부인은 최근 남편이 스트레스가 심했던 점을 고려해 뒤따라 나갔지만 행방을 놓쳤다.
부인은 1시간이 지나도 A경위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 같은 지구대 소속 팀장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해당 팀장은 집 주변을 수색하던 중 숨진 A 경위를 발견했다.
A경위 집에는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동료직원인) C경위, D경위, E경장 등이 편가르기 등으로 팀을 와해시켰다”며 “팀장 옷벗기려고 약점잡아(감찰부서에)진정하는 동료직원이 올바른가. 너무 억울하고 억울하다”는 내용과 함께 “C경위, D경위가 술자리에서 자신과 조직을 비하하는 말을 해 기분이 나빠 술값을 계산하고 귀가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경위는 다른 지구대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근무태만 등 복무규율 위반 내용이 제보로 접수돼 지난 14일 현재 지구대로 인사조치됐고, 19일 1차례 지방청 감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A 경위의 근무태만에 대한 제보를 입수해 지방청에서 감찰조사 중이었다”며 “구체적인 감찰 사유는 고인의 명예를 고려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남부청은 유서에 거론된 동료직원들이 이번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이상훈기자 lsh@